KAMA 보고서,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전기차 무역적자 약 6000억 원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1826대를 판매하며 보조금 싹쓸이 논란을 낳았다. 특히, 보급형 모델3 롱레인지는 무려 1만1003대가 팔려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했다.
정부는 수입 전기차의 보조금 싹쓸이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보조금 체계를 개편했다. 가격이 6000만~9000만 원인 고가 전기차는 보조금을 절반만 지급하고, 9000만 원 이상인 차에는 보조금을 없앴다.
그러자 테슬라는 모델3 롱레인지의 가격을 6000만 원 턱밑인 5000만 원 후반대로 낮췄다. 모델3를 앞세워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도 9월까지 총 1만6287대를 판매하며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33.4%를 차지했다.
한국이 미국, 중국과의 전기차 무역에서 큰 적자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중국이 자국산 전기차 우대 정책을 마련한 만큼, 한국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국산 전기차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은 2억7000만 달러, 수입은 7억8000만 달러로 무역적자는 5억1000만 달러(약 6000억 원)에 달했다.
한국은 미국과의 FTA 체결로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완성차 수출에서 꾸준한 무역 흑자를 달성하고 있지만, 전기차 수출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2019년 테슬라의 국내 진출 등 미국산 전기차 수입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며 전기차 품목의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2년 연속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9월 판매된 전기차는 4만8720대로, 이 중 테슬라는 1만6287대에 달해 전체 전기차의 33.4%를 차지했다.
한국은 중국과의 전기차 교역에서도 적자를 봤다. 최대 22.5%에 달하는 무역 관세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차는 거의 없었지만, 올해 9월까지 중국산 전기차 수입금액은 1800만 달러(약 210억 원)였다. 전기버스와 초소형 전기차 수입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산 전기버스는 올해 9월까지 등록 대수 기준으로 200대가 판매되며 국내 시장의 36%를 차지했다. 전기차 부품 분야에서도 중국산 수입이 증가해 지난해부터 중국과의 자동차 부품 교역도 적자로 전환했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중국이 자국산과 수입산을 차별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주행거리와 에너지 밀도, 배터리 종류, 구동모터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신에너지차 권장 목록’을 매월 발간해 보조금 지급 심사에 활용하고 있어 우회적으로 자국 전기차를 우대하고 있다. 우리 제조사는 여전히 현지 업체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하원은 노조가 있는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4500달러의 추가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GM, 포드, 스텔란티스에만 추가 혜택이 주어지고, 현대차 등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은 차별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 국내산과 수입품에 차별 없이 최대 800만 원 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기버스는 최소 자부담금 규정을 마련했지만, 제도 개선 이후에도 수입이 줄지 않고 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우리 완성차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 전기차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의 교역에서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까지 적자로 반전된 것은 우려스러운 점”이라며 “우리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대주의에 입각한 구매보조금 지급뿐만 아니라 버스, 트럭 등 중국산 전기차와 직접 경쟁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R&D와 관련 설비 투자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등 특단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의 전기차 교역 규모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의 전기차 누적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완성차 수출액 중 10.8%를 차지했다. 수입액은 약 10억 달러에 달했다. 전체 완성차 대비 전기차의 수입 비율은 9.1%로, △2019년 3.1% △2020년 5.8%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