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막아도 역부족” 반대매매 주의보

입력 2021-10-07 14:14수정 2021-10-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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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지자 반대매매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대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용계좌, CFD 중심으로 반대매매 물량 출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 증시 하방성을 키우고, 다시 투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여서 높은 레버리지 사용은 부적절하다고 조언한다.

7일 A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고객 계좌에 증거금 부족이 뜨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대매매를 막으려 빚을 내 증거금을 맞춘 고객들마저 다시 주가가 떨어지자 위기에 처하게 됐다. 6일 장중 코스피지수 2900, 코스닥지수가 920까지 떨어지면서 결국 강제 처분이 확정된 고객 계좌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9월 28일~10월 5일) 국내 증시에서 발생한 반대매매 금액은 총 1261억8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52억3600만 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터진 셈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9.2%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대매매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후, 주가가 하락해 돈을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증권사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단기융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보유주식의 주가가 떨어져 통상 담보유지비율이 140% 이하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부족분만큼의 주식을 팔아버린다.

반대매매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의 부작용으로 해석된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종목별 신용비율이 높은 코스닥지수가 급락하면서 비상등이 커졌다. 이날 기준 코스닥 내 신용 비율 상위 종목은 선광(14.05%), 한국전자인증(11.55%), 아이텍(11.39%) 등이다.

고액 자산가의 빚투로 불리는 CFD(차액결제거래)서비스도 반대매매 '뇌관'으로 꼽힌다. CFD는 40%의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사고 팔아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만큼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 증시 충격이 배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증시가 바닥을 친 게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을 키우는 고비가 쌓였지만, 출구 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높은 레버리지 사용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234조4000억 원, 순이익 192조9000억 원으로 전주 대비 소폭 올랐다"며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업들의 비용 상승 가능성,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로 인해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한다.

이어 "반등 트리거는 신흥국 백신 보급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해소와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보고 있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생산시설이 있는 국가들의 백신접종률이 40%를 밑돌고, 그린플레이션 현상이 빨라지면서 우려가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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