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격전지 된 한국…오리지널 콘텐츠 효과 ‘톡톡’

입력 2021-10-04 11:1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주도권 놓고 국내외 사업자 맞붙어…업계 “토종 기업의 글로벌 OTT 도약 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포스터. (연합뉴스)

한국에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속속 진출하며 OTT 산업의 격전지로 떠오른 지 오래다. 넷플릭스 1강 구도에 국내 OTT들이 점차 저변을 넓혀가던 가운데, 디즈니플러스까지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국발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큰 수익을 기대하는 사업자가 늘면서 ‘토종’ 사업자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영향력을 키워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OTT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본격적으로 얻게 되면서, 각 사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오징어게임’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8일 공개한 오징어게임은 공개 직후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흥행했다. 이어 1일에는 넷플릭스가 서비스되고 있는 83개 국가에서 ‘오늘의 톱10’ 1위 자리에 올랐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넷플릭스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크게 흥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콘텐츠가 흥행하자 넷플릭스의 수익도 늘어났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61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웨이브가 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 ’검은 태양(왼쪽)’과 ‘원더우먼’ 포스터. (사진제공=웨이브)

웨이브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검은 태양’과 ‘원더우먼’ 등이 크게 흥행하면서 유료 가입자도 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신규 유료 가입자 수가 평시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연휴 시작일인 지난달 17일 처음으로 공개된 ‘검은 태양’이 신규 가입자 시청 콘텐츠 1위, 주간 최다 시청 드라마 1위에 각각 오르면서 영향력을 입증했다.

티빙도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와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세포들’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바탕삼아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387만 명이다. 출범 이후 최고 수치며, 지난달 대비 9% 증가한 값이다.

OTT 사업자의 성장세를 오리지널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이끌고 있는 셈이다. 각 OTT 기업들은 이미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천명해 왔고 많은 자본을 쏟아부었다. 넷플릭스는 앞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국내 진출 5년간 77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올 한해에도 55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사업자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웨이브에 2025년까지 1조 원을, KT는 지난달 ‘KT 스튜디오지니’에 1750억 원을 유상증자했다. 이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기반을 넓히겠단 목표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왓챠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본격 제작하겠다고 밝히고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곧 참전할 디즈니플러스까지 국내 제작 콘텐츠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쏟아부을 자본 규모가 더욱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이후 한국 오리지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미 올해 연말과 내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애플tv,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OTT가 참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방송사 HBO의 OTT ‘HBO 맥스’는 웨이브와 협력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연구원은 “글로벌 OTT는 흑자전환을 위해 신흥국에서 최대한 많은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디즈니플러스 외에도 애플tv, HBO 맥스 등 다수 OTT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콘텐츠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OTT 사업자에 맞서 국내 OTT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단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OTT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간담회’에서는 OTT 산업 발전을 위해 해외 시장에 국내 OTT가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단 주장이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저력을 수익까지 연결하려면 국내 OTT 사업자의 해외 진출이 필수적일 것”이라며 “한국 OTT 기업이 글로벌로 커야 국내 OTT 산업의 주도권을 해외 대형 사업자에 뺏기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