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동학개미…3분기 개인투자자 자금 이탈 심화

입력 2021-10-04 08:12수정 2021-10-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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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동학개미’의 힘이 빠지고 있다. 3분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ㆍ코스닥ㆍ코넥스 시장을 포함한 개인투자자의 9월 전체 거래대금은 약 474조 원을 기록했다. 정점을 찍었던 올해 1월(약 842조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도 9월 들어 72%로 주저앉았다. 80%에 근접했던 연초 대비 감소세가 뚜렷하다.

‘빚투’(빚 내서 투자) 열풍도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는 8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29일 기준 24조9859억 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14억7200만 원 줄어들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을 의미한다. 보통 주가가 오른다고 예상되면 신용융자 잔고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대다수 증권사의 신용공여 규모도 한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자체한도를 거의 소진했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중형 증권사도 신용 잔고가 법정한도의 90%를 넘어섰다.

3분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연말까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개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코스피 지수는 3030.60까지 추락한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4거래일 연속 3000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수가 횡보와 하락을 거듭하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휘청이는 상황도 어려움을 더한다. 국제유가ㆍ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으며 글로벌 공급난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고,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매크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다. 지난달 30일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빚투에 따른 투자자금을 더 이상 끌어모으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도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일찍이 증권가에서는 리오프닝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9월 한 달간 -3.31% 하락한 유통업을 포함해 서비스업(-9.87%), 운수장비(-5.82%), 철강금속(-3.66%) 등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금리상승 환경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강화 조치,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소진 감안 시 개인 자금의 신규 유입 강도는 향후에도 강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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