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뒤흔든 중국 ‘헝다 쇼크’, 23일 분수령

입력 2021-09-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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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증시 전반적 하락
헝다 “일부 채권 이자 23일 정시 지급”…불확실성 여전
FOMC 정례회의 결과도...연준 테이퍼링 시사 관심

▲중국 광둥성 선전의 헝다그룹 본사 앞에서 15일 투자자들이 이자 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주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중국 헝다그룹 쇼크가 23일 분수령을 맞는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이 파산해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일으킬지 시장의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헝다는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놓고 23일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른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22일 아시아증시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증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7%, 토픽스지수는 1.02% 각각 하락했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2.03% 급락했다. 중추절 연휴를 마치고 이날 문을 연 중국증시 CSI300지수는 0.7% 떨어졌다. 홍콩증시는 휴장했다.

시장은 디폴트 위기에 놓인 헝다와 관련한 소식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20일 헝다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에 시장은 초토화됐다. 당시 홍콩증시는 3% 이상 급락했고 미국증시 나스닥지수도 2% 이상 빠졌다. 21일에는 중국 정부가 헝다의 붕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헝다가 채권 이자 지급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싱가포르 DBS은행은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헝다의 무질서한 디폴트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개입 시그널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헝다가 ‘리먼 모멘트’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리먼 모멘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것에서 나온 용어로, 시장에선 헝다의 붕괴가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헝다그룹 주가 추이. 단위 홍콩달러. 21일 종가 2.27홍콩달러. 출처 블룸버그
첫 번째 시험대는 23일이다. 헝다는 이때 예정된 2022년 3월 만기 5년물 채권에 대한 8350만 달러(약 988억 원)어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29일엔 다른 채권과 관련한 이자 4750만 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헝다가 이들 날짜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자를 결제하지 못하면 두 채권 모두 디폴트가 된다.

헝다도 이를 의식해 22일 채권 일부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헝다는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채권에 대한 이자를 23일 정확한 시간에 지급할 것”이라며 “해당 채권 문제는 이미 비공개 협상을 통해 해결됐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는 해당 이자 규모를 3588만 달러로 추산했다. 다만 헝다는 같은 날 만기인 8350만 달러 이자와 다른 역외 채권 이자 지급에 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헝다의 부채 총액은 약 1조9665억 위안(약 359조 원)으로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해당한다. 이자 지급이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하면 중국 금융시스템을 뒤흔들 수 있다. 헝다를 둘러싼 움직임은 향후 수 주일간 시장을 요동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도 23일 공개된다. 글로벌 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연준이 이번 FOMC를 통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에 대한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아울러 로이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후 기자회견에서 헝다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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