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 디폴트 위기 이번 주 분수령...“이미 늦었다” 지적도

입력 2021-09-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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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1억 달러 규모 채권 이자 만기일
중국 당국, 개입 신호 아직 없어
'시진핑표' 부동산 단속 정책 시험대

▲홍콩 항셍지수 추이. 출처 블룸버그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판 ‘리먼브라더스’ 사태 재연 위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중국 당국의 관련 정책도 시험대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헝다의 채권 이자 상환 만기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총부채 규모가 3000억 달러(약 356조 원)에 달하는 헝다는 23일 주요 은행에 달러와 위안화 채권 이자로 1억 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8.25% 금리의 5년 만기 달러채에 대한 이자가 8350만 달러다. 채권 약관에 따르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로 간주된다. 같은날 위안화 채권 2억3200만 위안(약 425억 원)의 쿠폰 만기도 도래한다.

중국 당국은 해당 은행에 이자 상환이 어렵다는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헝다 주가는 장중 한때 19%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가 4% 가까이 떨어졌고 헝다의 디폴트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번지면서 유럽증시도 2% 이상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일제히 빠졌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세계 경제 2위 대국 중국발(發) 글로벌 시장 충격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규제강화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국이 충격을 낮추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국가통계국(NBS) 대변인은 지난주 부동산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을 인정하면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아시아 경제 수석 연구원 마크 윌리엄스는 “헝다의 디폴트 공포가 커지면 중국 정부가 유동성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글로벌 로펌 회사에 헝다의 재정 상황 검토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늦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BC는 중국 언론이 헝다 유동성 문제를 ‘거대한 블랙홀’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입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보다 분명한 신호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 당국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주도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인민은행은 17일 시장 우려 완화 차원에서 900억 위안을 시장에 투입한 데 이어 18일에도 1000억 위안을 공급했다.

골드만삭스는 헝다발 충격이 시장 전반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중국 당국이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골드만삭스는 “정책 당국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설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명확한 해결 방침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주택시장이 더 악화할 수 있음을 최근 움직임이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헝다는 역내 2000개, 해외 200개 이상 자회사를 보유한 자산 2조 위안 규모의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맞먹는 수준이다.

부동산은 중국 가계 자산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헝다의 디폴트 공포는 이미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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