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운용업계, 생존전략도 ‘각양각색’

입력 2021-09-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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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지난 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권사들이 수혜를 봤다면 올해는 자산운용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대형 운용사들은 최근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장기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자산운용사들의 순이익 총합은 609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3180억원)보다 91.6% 증가했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3.2% 늘었다.

자산운용사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4%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0.8%포인트 낮아졌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1%포인트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이런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회사별로 다양한 방안들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달 한화투자증권의 단독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5676만1908주)를 약 3201억 원에 인수하며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아시아 Top-tier 자산운용사’를 목표로 운용자산과 자기자본의 대형화, 비즈니스 영역의 글로벌화, 플랫폼 투자와 디지털 생태계 구축 등 디지털 영향력 확대의 3단계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한화투자증권 경영권확보로 금융상품을 디지털 플랫폼에 실어 글로벌로 나아가는 한국형 디지털 자산운용사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며 “분산돼 있던 증권과 운용의 역량을 제도적으로 모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자산운용(옛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한다. 그룹 내 자산운용 업무 효율과 경쟁력 제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날 두 회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을 승인했다. 올 초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가 보유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지분 35%를 모두 사들인 데 이어 지주사 차원의 자산운용업 리빌딩이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국내시장 상장지수펀드(ETF) 5종의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연금 투자자를 중심으로 ETF 장기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저렴한 투자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탈환도 포기하면서 새로운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앞으로도 국내외 시장 대표지수와 다양한 테마,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 모두에서 공격적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전략적인 저보수 정책과 새로운 투자영역 개척으로 투자자들의 다양하고 세분화된 수요에 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과 업계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KB자산운용은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앞서 연초 파격보수인하를 선언한 바 있다. 올 들어 KB자산운용은수소, 메타버스 등 테마형 ETF라는 신성장 동력을 장착하고 점유율 두 자릿수(09월15일 기준 m/s 8.5%, 연초대비 2%P 증가)를 향해 질주 중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 시장 흐름인 만큼 운용사들의 특화된 전략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하지만 업체별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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