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 대면 정상회담 제안 퇴짜…G2 관계 개선 요원

입력 2021-09-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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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거절하면서 덜 거친 어조 요구”
코로나19 우려로 거절 분석도

▲2015년 9월 24일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당시 부통령)과 나란히 걷고 있다. 메릴랜드/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시 주석이 거절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90분간의 미·중 정상 간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빠진 양국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열자고 했지만, 시 주석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미국 측이 중국에 덜 거친 어조를 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 위구르족의 강제노동과 홍콩 민주화 운동 탄압, 대만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활동 등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해왔다.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핵심적이고 전략적 이익을 방해하고 간섭한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긴 했지만, 애초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은 지난 2월 첫 통화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진 지난주 전화 회담은 시 주석이 미·중관계를 진지하게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 시험하는 기회였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거절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양국 정상 간 접촉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기대감도 여전하다. 실제로 시 주석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초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해외 순방을 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측은 내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양자 회담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나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논의하는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소식통은 양측이 G20 정상회의 개최 시점 전후로 화상 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는 시 주석에게 불쾌했을 가능성도 있다. 양국 전화통화 다음 날 미국이 워싱턴 주재 대만 외교 공관의 공식 명칭을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에서 ‘대만 대표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중국은 명칭 변경이 대만은 주권국가라는 주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이와 별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9·11 20주년 추모식에서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없다고 믿는 독재자로 묘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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