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인플레 압박에 자산매입 속도 늦춰

입력 2021-09-0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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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P 채권 매입 속도, 이전 2개 분기보다 늦추기로
기준금리 등 주요 정책금리는 동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해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 이후 발언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로이터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ECB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와 기타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자산매입 속도는 늦추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현행 0%,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마이너스(-)0.50%와 0.25%를 유지한다.

ECB는 성명에서 “금융 여건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공동 평가를 바탕으로 집행이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 매입 속도를 이전 2개 분기보다 늦추면 유리한 금융 여건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고자 총 1조8500억 유로(약 2561조 원) 규모의 PEPP를 마련, 현재는 월 800억 유로 규모로 자산을 매입해왔다. PEPP 자체를 내년 3월 말로 종료할지는 성명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대한 주요 정책 대응인 PEPP를 늦추기로 한 결정은 백신 접종 증가가 기업과 가계 활동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반등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였지만,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0% 올라 플러스로 전환했다. 한편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올라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ECB는 아직 채권 매입을 중단할 계획이 없으며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어서 전 세계 다른 중앙은행들이 시행하거나 착수할 예정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는 다르다고 FT는 설명했다.

ECB는 PEPP가 종료된 이후에도 계속 채권을 매입할 예정이다. 기존 전통적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여전히 월 200억 유로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에서 연내 테이퍼링 실시 계획을 언급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호주 중앙은행은 이미 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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