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예탁금 정체…외국인 돌아오나

입력 2021-09-0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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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키움증권
2020년은 ‘동학개미’의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개인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 말까지 약 120조 원을 순매수하며 과거 20년간의 순매도 규모였던 80조 원을 크게 웃도는 강력한 순매수세를 보였다.

지난해 2~3월 급락장까지만 해도 시장 주도권은 외국인과 기관에게 있었다. 그러나 단기간에 많은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개인이 주도권을 받아갔다. 국내 활동계좌 수는 2020년 초 2936만 개에서 2021년 2분기 말 4843만 개로 65%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와 2분기 활동계좌 수가 빠르게 늘면서 개인의 순매수세도 가장 가팔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동학개미의 힘이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7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2019년 연말 29조 원에서 2020년 연말 68조 원으로 2.2배 증가한 고객예탁금은 3일 기준 연초와 비슷한 60조 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통상 고객예탁금은 코스피 지수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개인의 자금 유입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유입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새로 들어온 개인 자금이 지수 상승의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했지만 올해 개인들은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저가 매수세 유입, 지수 상승 구간에서는 부분 매도의 수급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지수 상승을 이끌긴 어렵지만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키울 수는 있다는 설명이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과거 매매 패턴을 고려할 때 지수 하락 시 저가매수가 유입될 여지도 있지만 지수 상승 시에는 차익실현의 형태로 대응할 수 있다”며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해 줄 수는 있지만 작년과 같이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체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기 위해선 외국인 수급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수급 여건이 개선될지 여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조 원가량을 순매도했고, 올해에만 27조 원을 팔아치웠다.

김 연구원은 “테이퍼링·인플레이션 등 3분기 매크로 불확실성이 4분기에 완화되며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달러 압력 완화는 외국인 자금 유입세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사들이면서 본격적인 매수세가 시작될지 기대가 모인다. 다만 일각에선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5일간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약 2조 원이지만 코스피 상승률은 0.13%로 제한적이었다”며 “외국인 순매도가 분포한 가격대는 3200~3250포인트 수준이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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