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시켰더니 관두네”...미국 기업들, 인력이탈로 골머리

입력 2021-08-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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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들, 사무실 복귀 시점 내년 초로 연기
조직과 단절되면서 퇴사 또는 이직 결정 쉬워져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앞에 19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모여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2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인력이탈이라는 새 고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이 델타 변이 확산 여파로 출근 재개 시점을 내년 초로 미루고 있다. 작년 봄 시작한 재택근무가 올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애플은 19일 직원들의 출근을 내년 1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마존과 페이스북도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 초로 조정했다.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리프트는 샌프란시스코 본사 직원들의 출근을 사무실 문을 닫은 지 23개월 되는 내년 2월로 늦췄다. 쉐브론과 웰스파고 등 다수 기업들도 당초 9월부터 재개하려던 사무실 출근을 연기했다.

우선 직원들의 반응은 좋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조사 결과 ‘풀타임 재택근무를 원한다’고 답한 근로자는 올해 1월 29%에서 19일 41%로 증가했다.

많은 직원이 팬데믹 기간 통근 대신 운동하거나 근무시간에 속박되지 않는 새로운 일상을 개발한 영향이라는 평가다. 재택근무의 유연성과 생산성에 많은 사람이 흠뻑 빠졌다는 것이다.

기업들도 표면적으로는 만족하는 분위기다. ‘재택근무가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기업이 작년 6월 73%에서 올해 1월 83%로 늘어났다.

그러나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 기업이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나중에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이기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자산운용회사 코닝의 최고경영자(CEO) 우디 브래드포드는 “오래 재택근무를 한 직원들로부터 현재 생활에 익숙해졌고 바꾸는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일시적 문제라면 직원들이 옛날 방식으로 금방 돌아오겠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완전히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인력 이탈까지 고민거리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롭 팔존 부회장은 “직원 개개인이 문화적 관점에서 조직과 단절되면서 퇴사 또는 이직 결정을 내리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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