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재택근무 직원 급여 삭감한다...“사는 동네에 따라 최대 25% ↓”

입력 2021-08-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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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싼 지역 거주하는 재택근무 직원 급여 최대 25% 삭감
지역별로 편차 계산해주는 프로그램 개발

▲캘리포니아 얼바인에 위치한 구글 사무실 간판. 얼바인/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업무 형태가 재택근무로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이 근무 체계 변화에 따라 급여를 조정하기로 했다. 구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거주 비용이 저렴한 곳에서 재택근무를 선택한 직원들의 임금을 최대 25% 깎는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이 근무 지역별 임금을 차등을 둔 급여 체계를 마련하고 최근 직원에게 급여 삭감률을 보여주는 자체 급여 계산 프로그램 '워크 로케이션 툴(Work Location Tool)'을 안내했다. 회사 측이 제공한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직원들이 사는 거주 지역에 따라 삭감률이 편차는 컸다.

예를 들어 구글의 뉴욕 사무실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에 거주하며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은 동일 조건의 경우 뉴욕에 거주하는 직장 동료보다 15% 적게 받는다. 스탬포드는 뉴욕에 직장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베드타운 성격의 지역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5시간 떨어진 타호 호수 인근 지역으로 이사해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최대 25%의 임금이 삭감된다. 또한, 시애틀과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도 거주 비용에 따라 5~10% 삭감률 차이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구글 직원은 시애틀에 있는 구글의 사무실까지 출근하는 데 2시간이 걸려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계속하기로 생각했다가 10% 급여 삭감 계산 결과를 확인한 뒤 계속 출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시민들이 2017년 12월 4일(현지시간) 구글 오피스 앞을 걷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앞서 구글은 코로나 사태 이후 근무 체계 변경을 예고하며 임금을 차등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6월 '워크 로케이션 툴'을 출범시켰다. 코로나 사태 후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거주 비용이 비싼 사무실 인근 지역을 벗어나 물가가 싼 곳으로 이사한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직원들이 모두 사무실로 출근했기 때문에 임금을 차등 둘 필요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재택근무를 선택한 직원들의 임금은 생활비 수준을 고려해 차등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구글 대변인은 “우리의 임금 체계는 직원들의 위치를 기준으로 결정되며, 항상 현지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한다”며 “급여 수준은 도시와 주마다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사무실이 있는 지역에 거주한다면 사무실로 출근하는 직원과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 간 임금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급여 결정 체계를 연구하는 워싱턴대학 제이크 로젠펠드 사회학 교수는 "구글의 급여 체계는 직원 가족 등을 포함해 누구에게 가장 타격을 줄 것인가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면서 "확신한 것은 구글은 이 체계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원거리에서 재택근무를 선택한 직원들의 급여를 원래 주던 대로 줄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거주지를 기준으로 직원들의 임금 체계를 바꾸는 곳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물가가 상대적으로 싼 곳으로 이사해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했고, 커뮤니티 서비스 레딧과 부동산 거래 서비스 질로우도 직원들의 일하는 위치 기준으로 임금을 재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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