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00선 하회…“단발성으로 끝날 일종의 숨고르기”

입력 2021-08-1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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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에 17일 코스피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셀 반도체’에서 시작된 공포심리가 증시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의 급락세가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20포인트(0.89%) 내린 3143.09에 장을 마쳤다. 개인은 5907억 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169억 원, 1347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6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팔아치우면서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는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지난주 모건스탠리·CLSA 등에서 DRAM(디램) 가격 하락을 전망하면서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AMD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주가가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반도체 업종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업종이 국내 증시에서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증시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주 반도체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5일, 10일 누적 순매도는 각각 7조8700억 원, 6조6900억 원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의 외국인 순매도가 10억5000만 달러(약 1조2300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률)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9.12배, 1.38배로 하락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외국인 보유율 역시 2018년과 2019년 반도체 하강사이클 저점 당시 수준인 51%를 하회하는 50.67%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급락이 코스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증시가 실적(펀더멘털)이 아니라 투자심리(센티멘트)가 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실적)은 견조한 상태이며, 현재는 센티멘트 악화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센티멘트 악화에서 기인한 조정 국면은 일회성이나 단발성으로 종료되는 일종의 숨고르기 성격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주가의 반등을 점치고 있다. 한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은 올해 초부터 나온 이슈였던 만큼 올해 반년 넘게 반도체주가 조정을 겪은 것에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2차전지 등의 업종에서는 오히려 순매수를 했다는 측면도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는 미래의 업황과 실적 불안을 선반영했다”며 “원화의 일방적인 약세의 주된 원인이었던 심리적, 수급적 변수만 제어된다면 약세 압력은 진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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