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탈탄소’ 추세 속 독자노선…기회냐, 위험이냐

입력 2021-08-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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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원유 생산 능력 1300만 배럴로…석유 설비 투자↑
글로벌 탈탄소화 예상보다 가속화 땐 가격 하락 위험도

▲아람코 엔지니어들이 6월 28일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에 있는 가스 저장소를 둘러보고 있다. 하위야/AP연합뉴스

세계적인 탈(脫)탄소 분위기 속에서도 원유 증산을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의 전략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아람코는 전날 원유 생산 능력을 하루 1200만 배럴에서 1300만 배럴로 끌어올리는 것 등을 포함한 석유 설비 투자 확대 계획의 개요를 발표했다. 이러한 성장 전략은 아람코가 미국과 유럽의 주요 석유 회사들이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관련 투자를 억제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원유에 관한 지표가 최근 불안정함에도 가격 및 이익률 상승,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석유 업계는 올해 들어 호조를 맞이하고 있다.

아람코의 상반기 잉여현금흐름은 409억 달러(약 47조 146억 원)로 전년 동기(211억 달러)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람코는 다른 경쟁사처럼 이 돈을 부채 감축과 주주 환원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아람코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대유행 이전 수준의 자본 지출로 돌아갈 방침이다.

WSJ은 “아람코와 같은 국영 석유회사에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이해관계가 있다”며 “정부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대주주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보다 고용이나 세입, 매장 화석연료로부터 부를 실현하는 데 신경을 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람코를 비롯한 많은 국영 기업들은 풍부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채취 가능한 매장 원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어 석유 수요가 쇠퇴기에 이르렀을 때 세계 최후의 공급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석유 수요의 변화를 어떻게 파악하든지 낮은 비용 기반은 신규 석유 설비 투자의 리스크를 줄여준다.

아람코와 같은 기업은 탄소 배출량에 무관심한 소수의 투자자에게 잠재적으로 수익성 있는 차량에 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위험 요소는 존재한다. 각국이 탈탄소화를 예상 이상으로 급격하게 추진하거나, 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의 공조가 다시 무너질 땐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 시장에서 배출량 거래 가격이 높아진다면 이익이나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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