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리스크 털어낸 현대차…하반기 환율과 원자재 인상이 변수

입력 2021-07-28 16:22수정 2021-07-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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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일변도 노조 '실리주의'로 전환, C쇼크와 환율에 불확실성 커

어려운 시기에 갈등보다 상생을 택한 노·사 모두에게 감사하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일궈낸 28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SNS를 통해 "완성차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는 노조는 단순한 기업 노조를 넘어서 사실상 산업계를 대표하는 노동단체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총리까지 반응을 보인 건 이례적이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기아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을 향한 발언”이라는 게 재계 전반의 평가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이 27일 울산공장 등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투표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최대 난제로 꼽혔던 노노 리스크를 우려와 달리 원만하게 해결했다. (사진제공=현대차노조)

◇투쟁 일변도에서 실리주의로 전환한 현대차 노조

현대차 노사는 이날 새벽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했다. 조합원의 88%가 찬반 투표에 나섰고, 이 가운데 56%가 잠정 합의안에 찬성했다. 3년 연속 파업 없이 임협과 임단협을 타결하게 됐다.

올해 임단협은 현대차 최대의 난제로 꼽혔다. 앞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했던 만큼, 올해는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2분기에 ‘분기매출 첫 30조 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사 측은 우려가 컸다. ‘성과 공유’를 앞세운 노조 측의 강경한 태도를 걱정해서다.

이와 달리 실제 노조 분위기도 달라졌다. 올해만 생산직 근로자 1만 명 안팎이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다. 퇴직자 증가로 노조 문화 역시 ‘강경 투쟁’ 대신 실리주의로 변하고 있다.

사 측도 화답 중이다. 2018년 9월, 당시 정의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올라서면서 노조와 대화를 늘리고 상생의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울산공장에서 정 회장이 직접 노조 집행부를 만나는 파격 행보도 보인 바 있다.

▲증시가 상승 중인 반면 원자재 지수(아랫줄)는 2020년을 저점으로 상승 반전 중이다. (출처=블룸버그원자재지수 )

◇상반기 車 강판 가격 인상…추가 인상 여지 남겨
노조 변수가 해결됐지만, 하반기 원자재 가격 인상과 환율은 여전히 변수로 남았다.

올해 4월 국내 주요 철강사는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했다. 2017년 대폭 인상 이후 약 4년 만이다.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 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9일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221달러. 5월에는 237달러까지 올랐다.

후판 가격 역시 지난해 연말 1톤당 약 65만 원에서 최근 130만 원을 넘어섰다. 반년 만에 2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국내 철강사 관계자는 “올봄 인상 때 국제 철광석 인상분을 100% 반영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증가 중인 만큼 여전히 추가 인상의 여지는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 따라 휘청이는 달러 환율

환율도 변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1.5원 오른 1155.0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환율 상승은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있다. 이날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1896명에 달하며 6일 만에 또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원화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는 곧 환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역시 신흥국 중심의 환율 변동성이 하반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위험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차 재무담당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부족은 정점과 개선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불확실성이 적어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원자재 가격과 환율은 추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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