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가격 2배 넘는 상승에도…현대제철ㆍ동국제강 실적 이상무

입력 2021-07-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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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수급 불균형…원자재 가격 비례해 철근 등 제품 가격도 올라

철강 제품의 원재료인 고철(철스크랩)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수급 불안정으로 예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원자재 가격에 비례해 철강 가격도 상승해 철강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전망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고철 가격(서울 도매가 기준)은 톤(t)당 56만 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27만 원)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올랐다.

고철 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26만 원) 저점을 찍은 이후 올해 1월(42만 원)까지 5개월 연속 가격이 상승했다.

올해 2월(37만5000원) 상승세가 잠시 꺾였지만 이후 가격이 계속 올랐다.

고철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서다.

우리나라는 터키 다음으로 고철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다. 고철 자급률이 낮아 미국, 일본 등에서 고철을 수입한다.

그런데 미국, 일본 등에서 철강 경기가 살아나면서 현지 고철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수입량은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우리나라 고철 수입량은 211만6836톤으로 작년(241만4307톤)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

고철 수요 증가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고철은 통상적으로 전기로에 쓰이는 원자재이지만, 고로사들도 고철을 부재료로 사용한다.

고철은 고로 운영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량을 절감시킨다.

포스코 등 주요 철강기업 6개사가 출범한 그린철강위원회는 탄소 감축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철스크랩 재활용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증명되면서 주요 철강사들은 고철 사용 비중을 높이고 있다.

건설 경기 반등으로 발생한 철근 품귀 현상 또한 고철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철근은 전기로에 고철을 넣어 만든 제품이다.

고철 가격 상승에도 전기로를 쓰는 현대제철ㆍ동국제강 표정은 나쁘지 않다.

원자재 가격에 맞춰 제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철근 유통 가격은 이달 기준 톤당 106만 원이다. 올해 1월(74만 원)과 비교했을 때 43% 증가했다.

제품 가격 인상 덕분에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4593억 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140억 원)보다 30배 넘는다.

동국제강은 76% 증가한 영업이익 1755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철 공급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수요는 여전히 높기만 하다. 고철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사진제공=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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