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發 인플레 ‘시한폭탄’ 경고음...달러도 끝없는 추락

입력 2021-06-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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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새로운 금융위기 촉발할 수도”
1970년대 인플레 시나리오 재현 우려
연말연초 테이퍼링 실시 전망도
달러 가치는 최근 1년간 7% 이상 하락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 1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완전한 경제회복을 기다리다가 인플레이션을 방관,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 가치도 연일 하락하며 수입 물가 상승을 부채질한다. 연준이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경고를 어느 정도 수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7일 CNBC방송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인플레이션 ‘시한폭탄’이 돌기 시작했다고 경고하면서 그 여파가 재앙에 가까울 수 있는 데도 연준이 뒷짐을 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에 배치되는 주장인 셈이다.

도이체방크 경제분석팀은 전망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경시한 부양책이 실수였다는 게 증명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데이비드 폴커츠-란다우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결정 지연은 경제와 금융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하고 상당한 경기침체, 글로벌 금융망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신흥국이 특히 취약하다”고 경종을 울렸다.

연준은 2% 안팎의 물가상승률과 완전고용이라는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점진적인 자산 매입 축소)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고용이 살아나는 등 인플레이션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고 공급망 붕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약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도이체방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준의 입장에 대해 “공격적인 부양책과 경제의 기초 체력 변화가 인플레이션을 앞당길 것”이라며 “연준이 대응할 준비가 채 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인플레이션 시한폭탄이 평균 물가 상승률 7%에 수차례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한 1970년대를 닮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를 급격히 인상해 경기침체를 초래했는데 도이체방크는 이 시나리오가 재현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준의 결단을 촉구하는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테이퍼링 시점이 연말연초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CNBC는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을 근거로 테이퍼링 결정 발표가 늦여름 또는 초가을에 나오고, 실행 시점은 올해 후반이나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이퍼링 논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연준 인사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 등 최소 5명이다.

달러 가치는 계속 추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년간 7% 이상 하락했다. 약달러는 석유와 식품, 소비재 가격 상승을 유발해 수요 회복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금리 인상을 놓고 연준이 장고에 들어가면서 약달러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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