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어 코로나19 핫스폿 된 동남아, 글로벌 공급망 비상

입력 2021-06-01 14:22수정 2021-06-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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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1일 전국 봉쇄 시행
일본 도요타·혼다 현지 공장 생산 중단
태국·베트남도 감염 확산
중국서 생산기지 이전 주요 목적지여서 조업 중단 영향 막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전국 봉쇄령 시행 첫날인 1일 경찰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통행증이 있는지 검문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

인도에 이어 동남아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핫스폿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그동안 비교적 잠잠했던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현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인도를 웃도는 속도로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이날부터 전국 봉쇄를 시행, 현지에 진출한 일본 도요타와 혼다 등이 공장 중단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대로 각국에서 감염 확대가 지속할 경우에는 가뜩이나 극심한 혼란을 받는 글로벌 공급망이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말레이시아는 최근 2주 동안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달 29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9020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인구 100만 명 당 신규 감염자 수는 200명을 넘어서면서 감염자 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도를 웃돌았다.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감염력이 강한 변이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탓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달 14일까지 대부분 업종에서 사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자동차와 제철업종은 평시 대비 10% 인원만 출근을 인정하기로 했다. 전기, 화학, 의약품 등은 60%를 상한선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이 조업에 영향을 받게 됐다. 도요타는 이날부터 원칙적으로 현지에서의 생산·판매를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공장 재개 시기는 규제 등을 근거로 해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현지 생산 실적은 약 5만 대였다. 혼다는 봉쇄 기간 현지 2개 공장 생산을 멈추기로 했다. 닛케이는 “말레이시아 공장은 이륜차 30만 대, 사륜차 10만 대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춘 혼다의 동남아 주요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다이하쓰공업도 현지 공장 2곳을 멈춰 세운다.

말레이시아뿐만이 아니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서도 지난달 하루 감염자 수가 최다를 기록하는 등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수도인 방콕 유흥가에서 지난 3월 말 영국형 변이 바이러스 클러스터가 발생한 이후 감염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북부 공업 지대에서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인도형과 영국형이 합쳐진 새로운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새 혼합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에 알려진 변이들보다 감염력이 훨씬 강하고, 복제도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동남아 지역은 최근 수년 동안 중국에서의 생산 기지 이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어서 부품 등 중간재 수출이 부쩍 늘고 있다.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9개국의 수출(부가가치 기준)은 2019년까지 10년간 2.1배로 늘었다. 성장률은 세계 주요 5개 지역에서 최고이며, 점유율은 10.5%가 됐다.

태국은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도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이곳에 공장을 세워 역내와 중동, 오세아니아 등지에 완성차를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력 공장이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에의 공급 거점이 되고 있다. 닛케이는 “감염 확대 방지 조치 등으로 조업에 지장이 생기면, 영향은 동남아 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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