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기업]①철강, 정유만 있나, 인플레이션 ‘테크주’가 날았다

입력 2021-06-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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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전세계 섹터별 EPS 증가율 자료=블룸버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빠르게 오르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주식에 이어 원자재 상품 가격까지 모두 치솟았다. 만약 높아진 생산원가 부담을 제품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기업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 판매가가 함께 오른다면 기업 이익은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시기엔 탄탄한 제품 수요가 기반이 되고, 기업이 원가 부담을 판매 가격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CRB지수(로이터-제프리 시아르비 지수)는 지난달 28일 기준 218.60으로 거래를 마쳤다. 1년 전 128.08을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1년 새 70%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CBR지수는 원유, 천연가스, 농축산물,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선물가격을 나타내는 지수다. 통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원자재 가격이 하루하루 상승하곤 한다.

원자재 값이 급등하자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 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이다. 기업 측면에서 CPI는 제품 판매가격, PPI는 제품 생산 원가로 볼 수 있다. 두 지수의 차이를 CPI-PPI 스프레드(Spread)로 나타내는데, 기업의 판매가 대비 생산 원가만 상승하면 스프레드가 줄어든다. 음수(-)로 바뀌면 기업의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실제 올해 들어 국내에 이어 미국, 중국에서 CPI-PPI 스프레드는 양의 관계가 깨졌다. 기업의 생산 원가는 올랐지만, 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전가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PPI가 전년 대비 6.2% 상승해 집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업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하고 있다.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 원재료 재고 투입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우선 원가 부담요인 해소 여부에 따라 산업별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된다. 판매가 변동이 소비자 수요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재인 전자·통신장비, 전기장비를 생산하는 IT하드웨어 산업, 화학제품 및 석유정제품, 금속/비금속제품 등을 생산하는 소재 산업, 자동자 부품 산업 등이 유리해 보인다”며 “신규 주문이 많은 상황이 전개된 영향이며, 해당 산업 내에서도 생산제품 특성에 따른 차별화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업종 내 재고가 적을 경우, 소비자보다 생산자가 가격 결정의 우위에 설 수 있다”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코스피 제조 기업들의 재고는 매우 감소한 상태이며, 현재 기업들은 원가 비용 증가를 판매 가격에 전가해 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환경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인아기자 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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