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임금, 정규직 72.4% 수준 됐지만 ‘속빈 강정’

입력 2021-05-25 13:33수정 2021-05-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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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임금 개선 아닌 근로일수 증가ㆍ근로시간 단축 기인

(자료제공=고용노동부)

실질적 임금 개선 아닌 근로일수 증가ㆍ근로시간 단축 기인
작년 저임금 근로자 비중 역대 최저…코로나19발 실직 영향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정규직의 72%(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 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정규직 임금의 실질적인 개선이 아닌 월력상 근로일수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 확대 등 환경적 요인에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20년 6월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6월 기준 국내 임금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6.6% 줄어든 2만731원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3.0% 감소한 1만5015원이다. 이로써 정규직 임금 대비 비정규직 임금의 비율은 전년보다 2.7%포인트(P) 상승한 72.4%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크게 개선된 것은 작년 6월 근로일 수가 전년보다 3일 늘어 정규직 시간당 임금이 대폭 줄어든 것이 주원인이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시간당 임금은 월 임금 총액을 월 근로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근로일수가 증가할수록 근로시간은 늘어 결국 시간당 임금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정규직의 경우 월급제와 연봉제의 비중이 높아 월력상 근로일수 증가로 근로시간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임금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시간당 임금 감소가 비정규직보다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근로시간 단축 확대로 정규직 중심으로 정액 급여 자체가 줄어든 것도 영향 미쳤다"고 덧붙였다.

바꿔말하면 비정규직 임금이 크게 개선돼 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좁혀진 게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2.9%밖에 인상된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은 전년보다 1.0%P 줄어든 16.0%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저임금 근로자는 임금 수준이 중위임금(월 287만5000원)의 3분의 2 미만(191만7000원)인 근로자를 뜻한다.

임금 상위 20%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하위 20% 근로자의 평균 임금으로 나눈 임금 5분위 배율도 4.35배로, 전년(4.50배)보다 떨어져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이는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이 실질적으로 개선됐다기보다는 코로나19 사태로 저임금 근로자의 다수가 일자리를 잃고 노동시장을 이탈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체 근로자의 4대 보험 가입률은 고용보험 90.3%, 건강보험 91.1%, 국민연금 91.3%, 산재보험 97.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중 비정규직의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가입률은 각각 64.9%, 61.7%에 그쳤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74.4%로 정규직(94.4%)과 20%P의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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