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엔씨소프트보다 직원 한 명이 받는 평균 연봉이 높은 기업이 있다. 바로 글로벌 가구 기업 '지누스'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누스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1인당 1억8600만 원이다.
지누스 직원은 남직원 91명, 여직원 30명 등 총 121명이다. 성별에 따라서는 1인 평균 급여액이 남성이 2억400만 원, 여성은 1억3100만 원으로 7300만 원 차이가 났다.
가구기업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가구업계의 평균 급여액은 4400만~5900만 원 사이다. 지난해 현대리바트가 1인 평균 5900만 원을 지급했고, 퍼시스(5695만 원), 한샘(5000만 원), 에이스침대(4470만 원) 등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이 1억2700만 원이라고 공시했다. 남성 직원이 1억3600만 원, 여성 직원은 9800만 원을 각각 받는다. 직원 한 명이 받은 평균 급여로만 따지면 지누스 직원이 삼성전자 직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셈이다.
게다가 줄줄이 연봉을 올린 IT·게임업계보다도 많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이 1억549만 원이라고 공시했다. 관리사무직 남성이 1억4548만 원, 연구개발직 남성이 1억824만 원을 각각 받았다.
이와 같은 높은 급여의 비결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다. 스톡옵션은 회사 임직원이 미리 정한 가격에 자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난해 기준 37만8200주가 행사됐고 48만3240주가 회사에 남아 있다. 가중평균행사가격은 주당 2만6900원이다.
지누스 관계자는 “직원 중 스톡옵션을 행사한 이들의 현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상여금까지 더해 평균 연봉이 쑥 오른 것이다.
스톡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얻은 경우는 찾아보기 쉽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누스 임원 중 보수지급금액이 5억 원을 넘긴 이들은 모두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했다. 한 임원은 지난해 6월과 9월 스톡옵션을 행사해 22억6600만 원 규모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급여가 1억5900만 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큰 규모의 이익을 낸 셈이다.
지누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누스가 보유한 스톡옵션 물량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남은 스톡옵션 물량은 지난해 기준 33억6716만 원 규모다. 2019년 57억7889만 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2년 이상 임직원으로 재직한 경우 2025년 3월 31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윤재 지누스 대표가 2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포기한 데다 보수도 5억 원가량 줄이는 등 책임 경영 체제에 접어든 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놓친 성장 기회를 만회하겠단 포부를 밝혔기 때문.
이와 관련해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 내에서 매출 증가가 빠르게 이뤄지고, 미국 외 지역에서도 성장이 이어져 주가 회복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