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202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 기준 상위 10개사의 여성 고용 비율은 평균 30%로 집계됐다. 전체 임직원 10명 중 3명만 여성인 것이다.
여성 고용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셀트리온이지만 41.3%로 절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9.3%를 기록해 전통 제약사보다 바이오 기업의 여성 임직원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광동제약(18.7%)으로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20%를 넘지 못했다. 이어 제일약품(21.8%), GC녹십자(23.5%) 순으로 낮았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도 여전했다. 10개 기업의 남성 평균 연봉은 7530만 원, 여성 평균 연봉은 5800만 원으로 1730만 원의 격차를 보였다. 여성은 남성 임금의 77.1%만 받는 셈이다.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회사는 유한양행(3300만 원)이다. 남성 평균 연봉은 9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00만 원 상승한 반면, 여성 평균 연봉은 6500만 원으로 300만 원 하락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이어 광동제약과 동아에스티가 각각 2400만 원, 대웅제약이 1800만 원의 임금 격차를 보였다.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기업은 GC녹십자(800만 원)였다. GC녹십자의 남성 평균 연봉은 7000만 원, 여성 평균 연봉은 6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00만 원, 700만 원 늘었다. 셀트리온은 남성이 7900만 원, 여성이 7000만 원으로 GC녹십자 다음으로 격차가 적었다.
여성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7400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회사에 다니는 남성의 평균 연봉은 8800만 원으로 1400만 원을 더 받는다.
광동제약은 10대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여성을 가장 적게 고용하면서 연봉도 가장 낮게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의 여성 평균 연봉은 2019년 4600만 원에서 2020년 4400만 원으로 200만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남성 평균 연봉은 6700만 원에서 6800만 원으로 100만 원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연봉은 구성원의 직급이나 직무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무게를 두면서 연구직을 중심으로 여성 고용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남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0대 제약·바이오기업의 평균 근속년수는 남성 7.9년, 여성 6.9년으로 1년의 차이를 보였다. 이 가운데 여성 근속년수가 가장 긴 기업은 유한양행(9.4년)이었다. 이 회사의 남성 근속년수는 13.2년으로, 전체 임직원의 근속년수가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길었다.
동아에스티는 10대 제약·바이오기업 중 유일하게 여성(8.9년)의 근속년수가 남성(7.8년)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광동제약(8.3년), GC녹십자(7.2년), 한미약품·제일약품(7년) 순으로 여성 근속년수가 길었다.
여성 근속년수가 가장 짧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3.6년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이 4.6년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바이오 기업은 남성의 근속년수도 각각 3.6년, 4.8년으로 다른 곳에 비해 짧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