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정부 팜(FAAMG) 독과점규제 강화, 국내 대기업·네이버 등에도 영향

입력 2021-03-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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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기업 주가 하락하나 기술혁신·소비자후생에 긍정적
규제 대상·강도 확대·심화될 수도..국내 플랫폼 사업자 규제 논의에도 영향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한 남성이 미국 뉴욕의 구글 사무실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뉴욕/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빅테크(BigTech) 기업인 팜(FAAMG,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에 대한 독과점규제를 강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진출 국내 대기업과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규제 현황 및 파급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등 소위 블루웨이브(Blue Wave)와 경쟁정책 철학의 구조주의 회귀로 미국에서 반독점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미 의회는 구조적분할 등 민주당이 지지하는 반독점 보고서의 주요 권고사항을 늦어도 2022년까지 법제화할 예정이다. 앞서, 미 하원은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애플에 대한 독점화를 조사 중이며, 지난해말 미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FTC)는 2019년 미 하원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에 반독점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한국은행)
실제, 페이스북은 SNS 분야에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애플은 모바일운영체제 분야에서, MS는 PC운영체제 분야에서, 구글은 온라인 검색 분야에서 각각 과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도 지난 10년간 연평균 19.0% 성장해 지난해 기준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10년 대비 5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최근 빅테크기업들의 독과점 폐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하버드 스쿨이 주도하는 구조주의 철학이 재확산하고 있다. 구조주의 철학은 특정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면 담합과 같은 반경쟁적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시장구조에 직접 규제를 가하는 구조적 해소책을 선호하며, 1980년대 이후 소비자 후생을 중시했던 시카고 스쿨의 행태주의와 대별된다.

보고서는 이같은 반독점규제 강화는 중장기적으로 빅테크 기업의 주가하락 요인으로 봤다. 실제 AT&T(1974년), MS(1998년), IBM(1969년) 사례를 보면 반독점소송 제기시부터 종료시까지 주가가 하락했고, 사건종결 후에도 매출둔화, 수익성 하락 등을 경험했다.

다만, 스타트업 및 중소 혁신기업에 보다 우호적 시장환경을 조성하면서 혁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인한 가격 인상 등 소비자 피해 발생을 완화해 직·간접적으로 소비자 후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빅테크 기업에 대한 독과점규제 조치가 산업 전반에 걸쳐 확대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이는 과거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미국시장에서 가격담합 등을 이유로 제재를 받은 바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분야 독과점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 강화에 대한 지침이 될 수 있다고도 봤다.

육승환 한은 미국유럽경제팀장은 “최종 판단은 법원이 하고 소송기간도 2~3년 이상 걸릴 수 있겠지만, 최근 미국에서 빅테크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빅테크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겠다”며 “다른 산업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대기업들도 영향 받을 수 있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공정거래 반독점 움직임이 미국을 많이 따라가고 있다. 국내도 규제 움직임이 있어 국내 빅테크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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