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일찌감치 인플레이션에 베팅...수익 짭짤하네

입력 2021-03-05 16:32수정 2021-03-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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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상승에 베팅한 헤지펀드 수익률 두드러져

▲미국의 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처 FT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이른바 ‘바이든 표’ 슈퍼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데 베팅한 유명 헤지펀드들이 올해 초 짭짤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캑스턴(Caxton)어소시에이츠가 운용하는 매크로 펀드는 올해 들어 7.2% 수익률을 기록했다. 오데이에셋매니지먼트는 지난달에만 38.4%, 올해 들어 51.1%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 브레반하워드 역시 올해 2월 중순 기준 3.4%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들 모두 국채 금리 상승에 베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이나믹베타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베어는 “2월만 해도 채권금리 급등에 대비한 투자자들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들 헤지펀드는 6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앤드류 로 캑스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투자자 서한에서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이 10~15%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올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평균 소비자물가 전망치(2.3%)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그만큼 올해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올라갈 것으로 확신했다는 의미다. 로 CEO는 당시 서한에서 “엄청난 리플레이션을 위한 무대가 세워지고 있다”면서 “이는 곧 투자의 중요한 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그간 채권시장은 강세장을 이어왔다. 즉 채권 가격은 높고 금리는 낮게 유지됐다는 이야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됐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채권금리가 상승하도록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바클레이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5년 뒤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5%를 돌파했다.

캑스턴과 브레반하워드는 지난해 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해 큰 수익률을 올렸는데, 올해는 이러한 채권 하락세가 더는 불가능하리라 판단해 베팅 방향을 정반대로 돌린 것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연준 입장이 채권금리의 상승, 채권가격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대담에서 “향후 1년 내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지만 (연준 통화정책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도 상당하다.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회장은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저금리는 곧 일어날 일”이라고 말했고,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주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채권은 있을 곳이 못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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