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發 증시 '발작', 시작에 불과

입력 2021-03-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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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금리 점진적 상향에 무게…경기회복 진입 단계서 증시 너무 고평가돼

▲미국증시 S&P500지수의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 추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에 글로벌 증시가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급기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가 상황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다. 금리 급등락에 증시가 경련을 일으키는 상황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증시가 오를 대로 올랐다는 이유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주 미국 국채 금리는 1년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5일 1.51%로 상승했다. 장중 한때 1.6%를 뚫기도 했다. 빠른 경제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조기 철수 가능성을 키우면서 국채 금리 급등을 부추겼다.

이후 하향세를 보이며 전날 1.41%로 내렸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다시 6bp(bp=0.01%포인트) 오른 1.47%에 마감했다. 장중 1.49%까지 뛰기도 했다. 올해 0.95%로 출발한 미 국채 금리는 56bp 상승한 상태다.

국채 금리 급등락 여파는 증시에 바로 반영되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를 뚫은 날,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2%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보였다. 며칠 뒤 금리가 1.4%대로 내려앉자 S&P500지수는 2.38% 뛰며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날 국채 금리 상승과 함께 나스닥은 또 2.7% 하락하며 며칠 새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국채 금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시장은 점진적인 상향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 연말 10년물 금리가 1.7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시장은 더는 경기회복 여부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얼마나 빠르게 그 시점이 오느냐를 따질 뿐이다. 주요 지표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매주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서 확산세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여기에 조 바이든 표 슈퍼부양책의 미 상원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은 부풀어 오른다.

실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8.8%(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에서 10%로 높였다. IHS마킷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올 4분기 GDP 전망치도 1월 초 4%에서 5.5%까지 오른 상태다.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 연준이 긴축 정책 시간표 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게 시장의 확신이다. 아무리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방침을 밝혀도 시장에 약발이 먹히지 않는 이유다.

사실 경기회복 전망과 함께 장기물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다만 경기회복에 이제 막 진입한 단계에서 주식이 지금처럼 고밸류에이션이었던 적이 없다는 게 과거와 다른 상황이 연출되게 만들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500은 향후 수익 전망치의 22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은 20년 만에 최고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에 접어든 2009년 12월 포워드 PER은 14 정도였다.

증시 랠리가 그동안 너무 강해서 국채 금리의 소폭 움직임에도 발작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특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동안 고공행진을 거듭한 기술주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증시가 금리 상승 충격을 흡수하겠지만 그 과정은 평화롭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또 큰 규모로 진전을 보인다면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증시의 ‘패닉 셀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채권 시장 동요에 따른 증시 발작이 ‘미리보기’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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