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유동성 위기’ 쑤닝 지분 23% 인수…인터밀란 운명은?

입력 2021-03-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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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 기업 2곳이 지분 인수…민간기업의 국유화 작업
중국 현지 축구팀 장쑤쑤닝 매각 검토…인터밀란 운명에도 관심 쏠려

▲장진둥 쑤닝그룹 회장이 2016년 6월 난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쑤닝은 2016년 이탈리아 축구클럽 인터밀란 지분 70%를 2억7000만 유로에 인수했다.

중국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국 대형 유통업체인 쑤닝(Suning.com)의 지분 23%를 인수한다. 이를 통해 지분 구조와 장기 사업 전략 개선을 지원한다는 방침인데, 일각에서는 사실상 민간기업의 국유화 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쑤닝은 최근 최대 주주인 장진둥 회장과 특수 관계인인 쑤닝홀딩스 등이 보유한 회사 지분 총 23%가 선전시 정부 관계 회사인 선궈지와 쿤펑에 팔려 회사 지배구조에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23%의 지분 중 선궈지가 8%, 쿤펑이 15%를 사들이는 것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기존 지배주주인 장진둥과 쑤닝홀딩스의 합계 지분은 거래 전 24.94%에서 16.38%로 줄어든다.

특수 관계인은 아니지만, 장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쑤닝전기 지분도 기존의 16.8%에서 5.45%로 내려간다. 기존 주요 주주인 알리바바그룹홀딩 산하 타오바오는 해당 거래 후에도 19.99% 지분을 보유한다.

쑤닝은 가전제품 전문 소매업체로 백화점과 편의점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탈리아 축구클럽 ‘인터밀란’의 구단주로도 알려져 있다. 쑤닝은 2019년 일본 면세점 운영업체인 라옥스( Laox)를 인수하고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인 까르푸 중국 법인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 확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발목을 잡혔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순손실은 39억 위안에 달한다. 현재 쑤닝은 오프라인 가전제품 매장 상당수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차이신은 선전시가 쑤닝 지분을 대량 인수하는 데 148억 위안(약 2조5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회사의 통제권을 누가 갖게 될 것인지에 주목했다. 차이신은 “이번 주식 거래가 이뤄지고 나면 지배주주와 실질 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없어지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그간 창업자인 장 회장이 우호 지분까지 더해 40% 이상 지분을 갖고 회사 경영을 책임졌지만 앞으로는 선궈지 등 신규 주주와 기존 주요 주주인 알리바바 계열 타오바오 등과 협의해 경영해야 되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쑤닝 지분을 인수한 선궈지와 쿤펑 두 회사는 광둥성 선전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업체다. 선전시는 산하 국영기업을 통해 선궈지 지분 43%를 갖고 있다. 또 선전시는 투자 전문사 쿤펑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쑤닝의 재정난은 회사가 그간 진행했던 축구클럽 운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쑤닝은 이미 지난달 말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 장쑤 쑤닝 운영 중단을 선언했으며 현재 매각을 검토 중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리그 우승팀인 장쑤 쑤닝 축구클럽에는 5억 위안의 부채가 쌓였다. 이에 인터밀란 역시 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쑤닝이 재정난에 처해 스포츠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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