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유가회복에 자신감…“4월 증산 가능성”

입력 2021-02-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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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 감산 밝힌 만큼 4월 증산 가능성 제기
유가, 이번주 연일 상승해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미국 정전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 영향

▲브렌트유 가격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17일(현지시간) 64.34달러. 출처 마켓워치
이달 들어 자발적 원유 감산에 돌입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연이은 국제유가 상승에 증산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유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커짐에 따라 대규모 감산 정책을 몇 달 안에 뒤집을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의 합의체인 OPEC+ 회의에서 2~3월 기존 삭감분에 더해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한다고 밝혀 시장에 놀라움을 안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로 유가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자발적 조처였다. 다만 유가가 회복하면서 증산 전환을 고려하게 됐고, 감산 약속이 끝나는 4월 이후에 실제 이를 이행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WSJ는 전했다.

이번 주 유가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월 수준으로 회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사흘 연속 상승하며 배럴당 61.14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4월물은 1.6% 오른 배럴당 64.34달러로 장을 마쳐 64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국을 강타한 한파와 그에 따른 대규모 정전 등으로 텍사스 등에 몰려 있는 주요 유전 생산이 중단되고 정유공장이 폐쇄된 것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전으로 텍사스에서만 하루 최소 260만 배럴 규모의 정유 시설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 상승은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과 미국을 강타한 한파 영향도 있지만, 최근 몇 달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해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크다고 WSJ는 풀이했다. OPEC은 세계 경기 회복이 이어짐에 따라 올해 4분기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이 1분기 대비 하루 472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11일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 회복은 하반기 공급을 넘어설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축적된 원유 재고를 빠르게 소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사우디의 결정이 아직 OPEC에 전달되지 않았으며, 상황이 달라지면 계획도 취소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날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회의에서 “우리는 1년 전보다 훨씬 나은 위치에 있지만, 안주할 수 없다”며 “불확실성이 높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WSJ는 “사우디가 원유 감산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산 계획이 다른 산유국들의 증산까지 촉발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가 회복 모멘텀을 보이는 만큼 산유국 간 감산 합의가 점차 느슨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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