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가 뭐길래...미국, 어쩌다 중국에 발목 잡혔나

입력 2021-02-17 16:11수정 2021-02-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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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희토류 14만 톤 생산...미국은 3만8000톤 불과
미국 희토류 풍부하게 보유…그러나 정제 기술 부족

▲2019년 6월 12일 미국 록히드마의 F-35 전투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급소’를 노리고 있다. 미국 전략물자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서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희토류는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 원소 17개를 총칭하는 말이다.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열을 잘 전도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녹색 성장에 필수적인 영구 자석 제작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LCD·LED·스마트폰 등 IT 산업과 카메라·컴퓨터 등 전자제품에도 필수적이다. F-35 전투기·정밀유도미사일·드론 등 미국 전략물자의 핵심 원료이기도 하다.

이 같은 방대한 수요에 비해 중국이 전 세계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 세계에 퍼져 있지만, 채취가 까다롭다. 경제성이 있을 정도로 농축된 형태로 산출되지 않는 희토류는 채굴, 분리, 정련, 합금화 과정에 고도의 기술력과 축적된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공해 물질이 발생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환경 보호를 이유로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점차 중지해왔다.

미국은 270만 톤의 채취 가능한 자원이 있지만, 정제 기술이 부족하다. 정제를 위해 대부분 희토류를 중국으로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최종 사용자는 정제된 금속만을 구입할 수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이에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것이다. 미국이 2위인데 격차가 크다.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이 14만 톤인 반면 미국은 3만8000톤에 불과했다.

중국 외 희토류 보유국으로 브라질, 베트남, 러시아가 있지만 최근 가격 하락으로 공급 유인이 떨어진 상태다.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를 잘 아는 중국은 갈등 국면에서 카드로 활용해 왔다.

2010년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일본이 중국 어선 선장을 구금하자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 그 여파로 희토류 가격이 10배 치솟았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달 희토류 17종의 생산과 수출에 관한 규제 초안을 제출했다”면서 “중국은 수출을 금지할 경우 미국이 F-35 전투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지 알고 싶어 하며 미국이 얼마나 빠르게 대체 자원을 확보하고 자체 생산 능력을 증가시키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상대로 ‘희토류’ 무기를 휘두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국의 고심도 깊다. 애초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희토류도 대중국 관세 목록에 올렸었다. 그러나 미국 기업의 중국 의존도를 고려해 마지막 단계에서 제외했다.

트럼프 임기 마지막 해에 미국 국방부는 희토류 자체 조달 능력을 키우기 위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자 처리·가공 시설 투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아직 희토류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에 발목 잡히지 않을 전략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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