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 신뢰 못 얻은 중국산 백신…국내 접종보다 수출 많아

입력 2021-02-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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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당 백신 3회분 접종…이스라엘 70회·미국 15회
상하이 주민 절반 “백신 접종 하고 싶지 않다”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중국이 생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사용량보다 수출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백신 불신이 퍼지며 접종이 계획만큼 빨리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중국의 백신 수출량은 4600만 회분이다. 수출 예정인 물량도 남아있어 수출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9일 기준 중국에서 접종된 코로나19 백신은 4052만 회분에 그쳤다.

이는 중국 인구 100명당 백신 3회분이 접종됐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100명당 70회분, 영국은 22회분, 미국은 15회분을 각각 접종했다.

수출량보다 접종된 백신이 적은 이유는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기대감이 없었던 데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상하이 질병통제센터가 지난달 주민 177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약 절반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백신의 예방 효과는 화이자나 모더나보다 낮다. 시노백의 예방 효과는 50.4%, 시노팜은 79%의 예방 효과를 나타내 90%를 넘은 화이자에 못 미쳤다.

옌중황 미국외교협회(CFR) 국제보건 선임연구원은 “(중국 국민은) 처음에는 백신 접종에 관심이 없었다”며 “중국의 제한적인 백신 생산 능력이 영향을 줬고, 감염 위험이 적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백신을 외교 수단으로 사용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백신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률이 낮으면 집단 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중국산 백신을 홍보하려는 중국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춘제 연휴 전 5000만 회분을 접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지만,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옌준황 연구원은 “중국이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또다시 국경을 폐쇄해야 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이 무너진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16명이라고 밝혔다. 전일 대비 7명 늘어난 것이지만, 모두 해외 유입 환자였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사례에 넣지 않는 무증상 확진자 수는 1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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