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복리후생 축소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영 효율화를 인력감축 중심으로 할 것을 공기업들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감원바람이 금융기관과 대기업에 이어 공기업에도 몰아칠 전망이다.
7일 공공기관들에 따르면 정부는 경영효율화 대상 공공기관들로부터 이미 11월까지 경영 효율화 계획을 대부분 받았지만 미진하다고 판단해 인력감축, 복리후생제도 축소 등을 구체화해 계획을 보완할 것을 최근 지시했다.
정부의 보완요구에 따라 공기업들은 해당 부처들과의 협의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계획에 대한 재작성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부는 이와 관련, 지난 2일 산하 69개 공공기관에 '비상경영체제 확립 협조 요청' 공문을 하달, "보수.복리후생의 방만 경영요인의 제거, 불필요한 조직.예산.인력의 감축을 통해 기관별 경영효율성을 10% 이상 제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지경부는 이 공문에서 비상경영 아이디어를 오는 9일까지 제출하라며 예시로 ▲기능.조직.인력감축(실업문제를 감안해 신규채용 병행) 추진 ▲방만 경영요인 방지시스템 정립 ▲과도한 복리후생제 정비 등 보수시스템의 합리적 개편 ▲수수료.부담금 인하 등 국민부담 경감 및 혜택 확대 사업 등을 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관별 효율화 계획은 이미 한달 전에 공기업들로부터 받았는데 내용이 미흡해서 효율성을 10% 높이는 방안을 (다시) 만들도록 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는 인력 조정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기업들로부터 강도 높은 계획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2일 이명박 대통령이 정원 15%의 단계적 감축을 골자로 한 한국농촌공사의 구조조정안을 "공기업 구조조정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칭찬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 공기업 관계자도 "10% 효율을 높이려면 조직개편과 함께 인력 조정에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농촌공사 사례가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공기업에서는 희망.명예퇴직 등을 통한 감원 회오리에 휩싸일 것으로 보이며 퇴직자 등 자연감소분 내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신입사원 채용도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효율화 계획에 대해 "305개 공공기관이 모두 제출 대상이며 당장 민영화하는 곳이 아니라면 모두 내야 한다"며 "감원을 당장 하라는 취지는 아니며 감원이든, 자연감소든 간에 효율성 10% 제고안을 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그림이 아직 손에 잡히질 않고 있다"며 "공기업들로부터 받아 기준에 충족하는지를 봐야 하는 만큼 이달 중순 발표는 어렵고 그 이후는 돼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