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대우조선 노조 요구안 수용 여부가 관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점차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달 14일 대우조선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컨소시엄과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20여일이 지나도록 정밀실사가 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일 산은과 한화 등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에 3자 또는 대우조선 노조와 한화 등 양자 간의 회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의 요구안에 대한 한화그룹의 입장이 정리가 되지 않는 경우 정밀실사 개시는 또 다시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규정상 한화그룹은 옵저버 자격에 불과하다”며 “산은의 허가 없이는 대우조선 노조를 만나는 것이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주에 만나자는 의사를 산은에 전달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는 노조요구안에 대해 그룹 입장을 정리하고 규정상 접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대우 산은 기업금융 4실장은 “산은은 조속한 시간 내에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 아래 한화그룹이 빨리 정밀실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양해각서 규정상 우선협상대상자와 대우조선 노조가 접촉할 수 없다고 명시된 부분은 매각주간사인 산은이 허용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것없다”며 “노조 요구안에 대한 한화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아 3자 혹은 대우조선노조와 한화그룹 간의 미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내주에 3자회동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직 날짜나 장소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으며 한화 측으로부터도 내주에 만나자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같은 한화그룹의 태도에 다소 불만감을 표시했다.
유영남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현재 3자가 만나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산은 측으로부터 '만나기로 했다'는 통보는 받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유 실장은 이어 “노조의 요구안은 아직 한화그룹과 노조가 만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정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며 “한화그룹과 미팅을 해야 요구안 수정 등의 가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