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미국 송환 요청 불허...“자살 위험 있다”

입력 2021-01-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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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산지, 수천 장 분량의 군사 및 외교 기밀 문서 폭로...1급 수배 대상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2016년 2월 5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콰도르 대사관 발코니에서 발언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범죄인 송환 요청이 불허됐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런던 중앙형사법원은 이날 어산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송환 요청을 불허했다. 재판부는 “그는 런던에 구금돼 있는 동안 심각한 우울 상태를 보였다. 자살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될 정도”라면서 “미국 송환 시 그 위험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어산지의 정신 건강 문제를 이유로 송환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어산지는 2010년과 2011년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빼낸 수천 장 분량의 군사와 외교 기밀 문서를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 미국의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해당 기밀 문서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인사 등 주요국 지도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비판과 평가 등이 포함돼 있다.

어산지는 또 지난 2010년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아파치 헬기로 로이터통신 기자 2명을 포함한 10여 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2007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은 2019년 어산지를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 등 18개의 혐의로 기소했다.

수배 대상이 된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9년 4월 영국 경찰에 체포, 보석조건 위반 혐의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미국 정부는 영국 측에 어산지의 송환을 요청했고 영국 법원에서 법정 다툼을 이어왔다. 미국과 영국은 2003년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었다. 미국 정부는 이날 판결에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어산지의 구금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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