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칼 아이칸, 허벌라이프 지분 절반 넘게 처분…“10억 달러 수익 추정”

입력 2021-01-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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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16% 주식 6억 달러에 되팔아...남은 지분 약 6%

▲칼 아이칸이 2010년 3월 1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경찰자선행사에 참석한 모습. 아이칸은 3일 허벌라이프 지분 16%를 처분했다고 밝혔다. 뉴욕/AP뉴시스
억만장자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자신의 허벌라이프 주식을 절반 넘게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칼 아이칸은 최근 며칠에 걸쳐 16%에 달하는 자신의 허벌라이프 지분을 약 6억 달러(약 6494억 원)에 회사에 되팔았다고 밝혔다. 처분 후 남은 지분은 약 6%로, 4억 달러 상당의 가치다. 이와 함께 현재 맡은 회사 이사직도 내려놓을 계획이다.

칼 아이칸은 2012년 말 처음 허벌라이프 주식을 매수한 뒤 2013년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과의 분쟁도 이때 시작했다. 애크먼은 2012년 허벌라이프를 다단계 업체라고 주장하며 10억 달러가 넘는 주식을 공매도하며 공격했다. 당시 회사 주가가 제로(0)로 떨어질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두 남자의 싸움은 TV 생방송에서 고함을 치는 것을 넘어 소송으로까지 불거졌다. 이후 2016년 7월이 돼서야 허벌라이프가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다단계 업체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얻고 분쟁도 종식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가는 일시적으로 폭락했고, 소비자 안정기금 차원의 2억 달러를 FTC에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는 등 아이칸과 회사는 적지 않은 손해를 입었다.

아이칸의 주식 처분은 허벌라이프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지분 작업은 회사가 지난주 종가인 48.05달러에 아이칸의 지분 상당 부분을 사겠다고 제안한 이후 이뤄졌다”며 “아이칸이 더는 회사에 자신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허벌라이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지만, 작년 4분기 예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는 등 다시 안정세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WSJ는 “애크먼의 공격으로부터 허벌라이프를 맹렬하게 방어해온 아이칸이 이제 오랜 투자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고 있다”며 “아이칸은 허벌라이프에 대한 투자로 10억 달러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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