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안과 미국인 높은 수준의 저축이 소비 이끌 것으로 내다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올해 경제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지만 2분기부터 반등해 하반기에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3.5%에서 반등해 5.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도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4.2%로 전망했다.
경제를 낙관하는 배경으로는 지난해 말 의회가 통과시킨 9000억 달러(약 977조400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수개월 내 대규모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돼 경기부양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 분야가 나아질 가능성이 큰 점도 경기를 낙관하는 요인이다. 미국인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를 줄이면서 저축을 큰 폭 늘렸다. 지난해 11월 시점 저축률은 12.9%로 4월 33.7%에서 줄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7.5%의 두 배 수준이다. 그만큼 소비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에 따라 봉쇄 조치가 완화하면 미국인들이 소비를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두 가지 요인이 결합해 소비를 자극, 올 하반기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저금리 환경도 한 몫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소 3년간 제로(0)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리처드 무디 리전스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은 소비 심리에 달렸다”면서 “특히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소비를 늘려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부터 회복되는 양상은 이전과 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주요 경제 공황은 금리 인상이 건설 및 제조 분야에 타격을 가하면서 촉발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후 금리가 낮아지면서 회복되는 패턴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서비스 분야가 직격탄을 맞는 등 경기침체 유인 자체가 다르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