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회복 기대 안갯속, 기업활력부터 살려야

입력 2020-12-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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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산업활동이 지난 11월 미미한 회복세를 보인 반면, 기업심리는 계속 추락하면서 경기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각각 0.3%, 0.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 생산이 10월(-1.1%)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떠받친 덕분이다. 서비스업은 주식시장 활황과 집값 상승으로 금융·보험(4.6%) 및 부동산(3.3%)이 증가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타격이 큰 숙박·음식점업(-2.7%), 도소매(-0.3%) 등이 부진했다. 반면 소비지표인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9%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6.9%), 승용차 등 내구재(-0.4%) 등이 큰 폭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더 나빠졌다. 이달 제조업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p) 하락한 82, 비제조업은 5p 떨어진 68을 나타냈다. 비제조업 하락폭이 특히 크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p 오른 89인 반면, 중소기업은 8p 떨어진 74에 그쳤다.

BSI는 현재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가리키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긍정적이고,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부정적 전망이 장기화한 탓에, 2003년 이후 작년까지의 장기평균 BSI는 제조업 82, 비제조업 77이다. 비제조업은 이 같은 장기평균치도 크게 밑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경기는 갈수록 안갯속이다. 연초 1차 확산 때는 공포심리 증폭으로 산업전반이 크게 위축됐다. 이제 대규모의 3차 유행이 번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등 방역조치 강화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경제 전반에 가져올 엄청난 충격을 우려한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백신개발과 함께 접종이 시작된 것은 그나마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날 기대를 갖게 한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8.8로 연초 수준을 회복했고, 선행지수도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102.5로 오른 것은 이런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의 불씨부터 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는 내년초 9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풀기로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으로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니, 당장 서둘러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성장의 원동력인 기업 활력을 살리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과 지원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가라앉는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어렵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현실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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