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1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대상에서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종전과 같이 각각 'BBB+'와 'BBB-'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에 따른 불확실성과 비우호적 영업환경 등을 고려한 영향이다.
신용등급 하향검토 해제 배경에는 지난달 정부 주도 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결정에 있다. 한신평은 중장기적으로 양사가 통합으로 효율성 강화 노력의 결실을 볼 경우, 영업 수익성 개선, 글로벌 시장지위 향상 등에 따른 근본적인 영업 펀더멘털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코로나19 사태 초반 대규모 정책금융지원이 결정된 데 이어, 중기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산업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점에서, 기간산업으로서의 항공산업과 수위 사업자인 대한항공의 중요성, 그리고 정부의 항공산업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확인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펀더멘털이 열위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영업 및 재무레버리지 확대 측면에서 대한항공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인수 규모(1조8000억 원)를 크게 넘어서는 유상증자(2조5000억 원)를 계획하고 있어, 단기적 관점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자본확충을 위한 자구책이 성과를 보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급박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완화됐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재무안정성이 취약하나 대한항공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4000억 원의 세전손실을 기록해 9월 말 부채비율은 2431.9%에 달한다.
한신평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의 영향으로 추가적인 재무구조 저하 가능성이 내재하지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전환 영구채(3000억 원, 2020년 12월) 및 신주 인수(1조5000억 원, 거래 선결 조건 완료 후) 완료 시 재무안정성이 상당 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단의 실사, 국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및 통합 완료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이에 한신평은 관련 불확실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여기에 두 항공사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비우호적인 업황은 여전히 신용등급에 부담요소다. 한신평은 "백신 개발 혹은 집단 면역 형성 등으로 전염병이 완전히 통제되기까지는 항공여객 수요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