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공판중심 수사구조 간담회…지난달부터 일선 검사들과 '스킨십'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권의 공세가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추 장관이 지난주 불발됐던 윤 총장에 대한 감찰조사 강행 의지를 보이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23일 대검찰청에서 '공판중심형 수사구조' 관련 오찬 간담회를 개최한다. 지난 17일 사회적 약자 보호 관련 수사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한 지 일주일 만이다.
윤 총장은 8개월 만에 지방 검찰청 순회를 재개해 지난 2월 부산과 광주를 찾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대전고검과 지검을 방문했다. 또 법무연수원을 찾아 신임 부장·차장검사를 대상으로 리더십 강연을 이어갔다.
이번 간담회에는 일선 검찰청에서 수사구조 개편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판중심형 수사구조는 윤 총장이 강조해온 수사시스템 개편 방향 중 하나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과 여권의 거세지는 압박 속에서 윤 총장의 릴레이 오찬 등 행보를 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추 장관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집단 반발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공개 활동이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일부 나온다.
윤 총장은 17일 대검 구내식당에서 일선 검찰청 부장검사 3명, 평검사 3명 등 6명을 만나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을의 지위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기본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대전고검·지검 간담회에서 "공정한 경쟁의 원리를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는 것이 검찰 변화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의 방문 직후 대전지검이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과정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면서 정치 개입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무부는 3일 감찰규정을 기습 개정한 데 이어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카드를 꺼냈다. 추 장관은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대면 감찰을 시도했다.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된 윤 총장의 대면조사는 법무부의 철회로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번 주 다시 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추 장관이 감찰을 공언한 윤 총장 관련 사건은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지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옵티머스 사건 무혐의 처분과 언론사 사주 회동 등이다. 윤 총장은 수사지휘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대검 국정감사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언론사 회동 문제는 성격이 달라 약한 고리로 꼽힌다. 법무부는 검사장과 사건관계인의 만남이 검사윤리강령에 위배될 수 있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윤 총장 대면조사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법무부는 윤 총장의 감찰 불응을 근거로 징계 명분을 쌓는 중이다. 대검은 법무부의 감찰 조사 절차를 비판하며 맞서고 있다. 당장 공격에 나서고 있는 추 장관이 윤 총장보다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다만 검찰 내부 반발은 물론 법적 책임까지 지는 역풍에 휩싸일 수 있어 당장은 신중히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