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격차(갭)는 10월 16일 기준 평균 5억1757만 원이다. 서울에 사는 전세 세입자가 같은 면적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선 5억 원을 넘게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만 해도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갭은 4억6932만 원이었지만 1년도 안 돼 5000만 원 가까이 벌어졌다.
서울 다음으로는 세종(2억7002만 원)과 △경기(1억5045만 원) △부산(1억2872만 원) △제주(1억2168만 원) 순으로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컸다. 전국 평균은 1억8167만 원이다.
전국 평균보다 매매-전세가격 갭이 큰 시ㆍ도는 서울과 세종밖에 없는데, 이는 두 지역의 갭이 과도하게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종에선 올해 행정수도 이전론 등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갭이 커졌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5억 원 수준까지 벌어져 있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는 점차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일면서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주택 임대차 계약에 '2+2년 계약 갱신 청구권제'와 '5% 증액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전셋집은 더 귀해진 상황이다.
전셋값이 오르는 형태로 매매-전세 갭이 줄어들면 매매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매매-전세 갭이 좁혀지면 그 틈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적은 투자금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갭 투자'도 다시 성행할 수 있다.
윤 연구원은 "과거부터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좁혀질수록 매매 시장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동시에 늘어났다"며 "일명 전세난으로 불릴 수도 있는 지금의 상황을 조기에 진화할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