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강정은 소장 “중림창고, 민폐 건물서 사랑받는 건물로 재탄생”

입력 2020-10-27 14:01수정 2020-10-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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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은 에브리아키텍츠 소장. (사진제공=에브리아키텍츠 건축사무소)
2020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 수상작 ‘중림창고’ 설계자
“중림창고 2층에서 바라본 서울 야경, 꼭 한 번 바라보길”

“중림창고 건물 한 칸, 한 칸의 크기는 맞은편 상가 크기와 같습니다. 이웃과의 조화를 중심으로 설계된 건물이라는 뜻입니다.”

서울 중구 ‘중림창고’를 설계한 강정은 에브리아키텍츠 소장은 26일 중림창고를 소개하면서 ‘조화’라는 단어를 여러 번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날 올해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설계자와 건축문화제 관계자, 언론이 함께하는 ‘2020건축문화투어’를 진행했다. 강 소장이 설계한 중림창고는 올해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올해 '서울시는 26일 '2020 건축문화투어'를 진행했다. 올해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울 중구 '중림창고' 전경. (사진=정용욱 dragon@)

서울 중구 중림동 441-1에 있는 중림창고는 지난 50년간 무허가 판자 건물과 창고로 쓰이다가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난해 11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중림창고는 일대 동선과 공간을 연결하고 골목길을 살아 숨쉬게 한 점을 인정받아 올해 서울시 건축상과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등 건축상 3개를 받았다.

강 소장은 이날 투어에서 중림창고의 역사적 배경과 설계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지역 민폐 건물이었던 이곳을 지역과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강 소장은 “설계 과정에서 서울 도심 한복판의 높은 빌딩숲 사이에 자리한 중림창고와 성요셉아파트의 가치를 살리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중림창고 맞은편에는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립된 주상복합아파트 ‘성요셉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다. 강 소장은 “사실 성요셉아파트와 창고는 형제처럼 지어진 건물”이라며 “이 때문에 중림창고와 성요셉아파트와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림창고, 서울 빌딩숲 속 이색 공간으로…“2층 야경 꼭 보길”

중림창고는 성요셉아파트와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강 소장은 중림창고의 위치와 특성을 고려해 언덕길과 건물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지도록 독특하게 설계했다. 중림창고 부지의 총 길이는 55m, 폭은 1.5~6m, 높낮이는 8m에 달한다. 중림창고는 이런 장소의 특성과 지난 50년간 지역 주민의 기억이 함께한 창고의 특성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강 소장은 중림창고의 ‘백미’로 2층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을 꼽았다. 강 소장은 “2층에서 보면 서울 도심 한가운데 서 있는 것과 달리 한쪽에는 70년대에 들어선 낡은 아파트가 보이고, 그 뒤쪽으로는 서울 시내가 대비된다”며 “밤의 도심 불빛과 아파트의 은은한 불빛을 꼭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바르셀로나 카딸류냐공대 도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에브리아키텍츠를 설립했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이자 연세대 건축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서울시는 이달 31일까지 올해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과 건축 설계 이야기를 담은 ‘서울건축문화제2020’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중림창고를 포함해 올해 건축상 수상작 설계자가 직접 설계의도를 설명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축 설계자의 설명과 함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므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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