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상장 예정…시총, 월가 대표 은행들 웃돌아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홍콩증시 동시 상장을 추진하는 앤트그룹은 이날 ‘중국판 나스닥’인 상하이 커촹반(과학혁신판·영문명 스타마켓) 공모가를 주당 68.8위안(약 1만1600원), 홍콩증시 공모가는 주당 80홍콩달러(약 1만1700원)로 각각 확정했다.
앤트는 상하이와 홍콩에서 각각 16억7000만 주를 신규 발행할 예정이다. 이에 상하이에서는 1149억4000만 위안(약 172억3000만 달러)를, 홍콩에서는 1336억5000만 홍콩달러(약 172억4000만 달러)를 각각 조달하게 된다.
두 증시에서 자금 조달액을 합치면 345억 달러(약 39조 원)로,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세운 294억 달러를 넘어 세계 최대 IPO가 된다. 앤트가 최대 15%의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행사하면 52억 달러를 더 모을 수 있다.
이번 공모가를 기초로 한 시가총액은 3133억7000만 달러로,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 등 월가 대표 은행들을 훨씬 웃돌게 된다고 CNBC는 설명했다. 그린슈를 발동하면 시총은 약 3200억 달러로 더 커지게 된다.
앤트는 상하이 커촹반에 언제 상장할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홍콩증시 상장 예정일은 11월 5일로 잡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 공동 설립자인 마윈은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앤트의 IPO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이는 5년 전, 아니 3년 전만 해도 감히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앤트는 2004년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앱인 알리페이로 출발했다. 2013년에는 자산관리 서비스인 ‘위어바오’를 출시해 세계 최대 머니마켓펀드(MMF)로 발전시켰다. 앤트는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활발하게 핀테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마윈과 ‘알리페이의 어머니’로 불리는 펑레이 등 알리바바 전·현직 임원들이 세운 두 개의 투자 목적 합자회사가 현재 앤트 지분의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약 3분의 1 지분을 갖고 있으며 상장 후 신주를 추가로 매입해 현재 지분율을 유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