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다음 주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 개정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ㆍ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에서 불붙은 전세난이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르면 다음 주 부동산 태스크포스(TF)인 미래주거추진단을 통해 전세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내주 부동산TF를 통해 (전세시장 관련) 여러 데이터를 점검하고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이낙연 대표 지시로 전세난 등 부동산 시장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당내 부동산 TF인 미래주거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진선민 현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추진단장을 맡기로 했다.
여당에서는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표준임대료 제도 도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임대료는 지자체별로 지역 물가와 경제 사정을 고려해 기준이 되는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다. 집주인은 신규 계약을 맺더라도 이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전월세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한다. 사실상 국가가 부동산 가격을 정해주는 제도인 셈이다.
전월세 상한제 대상을 신규 계약으로까지 확대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기존 2년+2년에서 6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밖에 전세 낀 집을 매매할 때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여부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이른바 ‘홍남기 방지법’이 담길 가능성도 있다. 최근 홍 부총리는 경기 의왕시 아파트를 실거주하려는 매수자에게 팔았으나 기존 세입자가 나가겠다는 약속을 번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가 전세 대책에도 전세난이 쉽게 진정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주택 공급 확대 외에는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한 뚜렷한 해법이 없다”며 “표준임대료 정책 등 추가 규제가 나오면 전세시장은 더 거래 절벽으로 내몰리고 가격 왜곡 현상도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