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원자재 ETN...인버스는 추락하고, 레버리지는 급등

입력 2020-10-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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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대선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 등 정치적 이슈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을 이어가면서 이들 상품의 가격도 요동치는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 ‘TRUE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 등 천연가스 가격과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들은 9%대 하락률로 거래를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WTI) 가격과 연동된 상품인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도 이날 8%대 내림세를 나타냈다.

인버스 상품은 가격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천연가스 관련 인버스 ETN들은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전날 하루에만 10~15%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WTI 관련 인버스 ETN 역시 전날에 10%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원자재 수요 위축 우려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인버스 상품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던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퇴원할 것이란 소식이 유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노르웨이 원유 생산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WTI 가격은 6.2% 상승한 배럴당 39.22달러를 기록했다. 11월 인도분 천연가스도 7.9% 올라 MMBtu(열량 단위) 당 2.6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곧 국내 시장의 인버스 상품에는 악재가 됐다.

이 때문에 인버스와 반대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N 상품은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 TRUE 레버리지 천연 가스 선물 ETN(H),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등은 이날 모두 8%대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대선과 추가 부양책 등 정치적 이슈 등의 변수로 인해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원자재 수요를 부추길 재료가 부족하다며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원자재 시장은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합의가 되지 않는 한 수요가 증대될 수 있는 재료가 부족하다"면서 "특히 원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적어도 18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원자재 ETN 투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진 데다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은 등락 폭이 커서 원자재 가격이 한번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면 수익률 등락 폭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만 원대였던 일부 레버리지ETN 상품은 지난 4월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추락한 여파에 1000원대 밑으로 추락하면서 동전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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