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홍콩 제품도 이젠 ‘메이드 인 차이나’”...9월 25일부터 표기 의무화

입력 2020-08-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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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이후 효력 발휘 예정…위반하면 10% 징벌적 관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이 9월 25일부터 홍콩산 제품도 ‘중국산(Made in China)’으로 표기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서 그동안 홍콩에 대해 인정해온 혜택을 폐지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홍콩 제품 원산지를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기하도록 의무화한다. 이 내용이 담긴 행정규칙 초안은 이날 미국 연방 공보에 공식적으로 게시됐다. 일반적으로 공보에 실리면 45일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새 규칙은 9월 25일 이후 발효된다. 규정을 위반하면 10%의 징벌적 관세가 부과된다.

이는 가뜩이나 고전하는 홍콩 경제와 적은 물량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현지 수출기업에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다만 홍콩이 직접적으로 받는 타격은 미미하다. 홍콩의 대미국 무역적자는 지난해에 260억 달러(약 31조 원)로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또 올해 1~5월 홍콩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다.

또 홍콩은 이제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기보다는 중국의 재수출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서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꼬리표가 붙는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1970~80년대 홍콩은 제조업 거점이기도 했지만 현재 홍콩에서 수출되는 상품의 1%만이 현지에서 생산된 것이다. 지난해 홍콩에서 약 390억 달러어치 상품이 미국으로 수출됐는데 그중 약 80%가 중국에서 홍콩을 거쳐 재수출됐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재수출 될 때에도 원산지는 엄격하게 ‘메이드 인 차이나’로 표기돼야 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존 마렛 선임 애널리스트는 “큰 그림으로 보면 좋지 않지만 홍콩에 국한해서 보면 금액상으로는 미미해서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 본토를 겨냥한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로펌 샌들러, 트래비스&로젠버그(Sandler, Travis & Rosenberg)의 무역법 전문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새 규정으로 홍콩에서 생산되거나 실질적으로 변형된 제품들이 중국산으로 취급되면서 무역법 301조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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