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SK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10.52%(2만9500원) 상승했고 SK디스커버리도 10.97%(5150원) 오른 5만2100원에 마감했다. SK바이오팜 역시 1.32%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들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가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주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에 SK바이오사이언스를 언급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전날 급등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상장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투심을 자극했다.
또한 전날 엔지켐생명과학 역시 미국에서 코로나19 신약 관련 임상2상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로 마감했고 엑세스바이오도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가 FDA의 긴급사용 승인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히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반면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기대감과 여러 호재가 맞물리며 급등세를 보였던 신풍제약은 2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전날 신풍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30.00%(3만1500원) 하락하며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14.63% 빠진데 이어 2거래일 연속 급락이다. 우선주인 신풍제약우도 24.04% 하락하며 나란히 2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신풍제약은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로,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 치료제로 임상2상을 승인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올해 초만 해도 주당 7000원 선에서 거래됐던 신풍제약은 지난 24일에는 장중 15만9500원을 찍으면서 약 2185%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한번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이 빠지는 모양새다. 장중 한때 시가총액이 8조4500억 원을 웃돌며 국내 3대 제약사(유한양행·한미약품·대웅제약)를 합친 것보다 더 많았던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기준 약 4조6000억 원선까지 쪼그라들며 며칠새 반토막이 났다.
일본 정부가 지난 22일 스테로이드 제제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했다는 보도와 함께 지난 24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영진약품도 현재는 덱사메타손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두 자릿수대 급락으로 돌아섰다.
이같은 바이오주들의 급등락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올 들어 2000% 넘게 오른 신풍제약만 하더라도 7월 거래 비중의 96%정도를 개인이 차지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나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 등이 부족한 만큼 묻지마 투자가 빈번한 것 역시 사실이다.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알려진 바가 적고 대부분 기존 의약품의 성분 정도만 언급되도 주가가 오르내리고 있다”면서 “과연 중소형 바이오 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지는 냉정히 따져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치료제와 백신 개발시 위탁 생산에 대한 기대감은 감추지 않고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치료제·백신 개발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생산하기 위한 글로벌 케파(CAPA)는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면서 “증설 또는 신공장 건설에 약 2~3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CMO(위탁생산) 계약 체결을 활발히진행 중이고 이를 배제하더라도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범 승인 의약품 증가 등으로 CMO 업체들에는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