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변동폭 157p 등락...원달러 환율 7일만에 하락
미국발 훈풍에 급등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가 유동성 위기와 수급불안 등의 내부적인 악재로 인해 결국 하락 마감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30.10포인트(-3.02%) 하락한 968.97으로 장을 마치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남겨줬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장초반 급등세를 보였지만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출회하면서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
특히 은행권의 자금유동성 문제와 C&그룹의 워크아웃설,IMF 통화스왑 지원설 등이 더욱 투자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면서 매수세를 축소시켰다.
외국인이 이날 11거래일만에 '사자'세로 돌아서면서 147억원 순매수를 보였으며 장 초반 3000억원 넘게 매도세를 보이던 기관은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확대하자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173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초반 급등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으나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전일보다 6.84포인트(-2.51%) 하락한 265.59로 장을 마감했다.
한편 이날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200선물시장에 서킷브레이커(시장일시중단제도)가 발동되기도 했다.
선물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1996년 5월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113번째이자 200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0.80원 급락한 142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위아래로 140포인트를 오르내리락 하는 것은 그만큼 변동성이 심한 것이다”며 “이러한 변동성은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면서 수급불안을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침체와 금융위기가 동시에 올 경우 회복되는데 최소 8분기의 시간이 지나야한다”며 “주가지수가 경기에 선행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가회복에 필요한 시간은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고 전했다.
또 “미국 대선 등 대외적인 이슈로 외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펀더멘탈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자금회수 부분과 맞물려 본격적인 매수 포지션으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며 “선진국 주식시장 역시 저가라는 부분에서 안전자산 선호경향에 따라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으로의 투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현 상황이 저가매수구간은 맞는 것 같다”며 “PBR이 0.8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0까지 올라가는데 주가지수는 1100선으로 현재 가격에서의 메리트는 충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 역시 “변동성이 너무 심한 형국으로 세계증시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인 악재로 인해 하락폭을 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 팀장은 “씨앤그룹의 워크아웃설과 함께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갑작스럽게 장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러한 현상들로 하여금 투자자들에게 불확신을 심어주면서 장이 급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팀장 역시 “현 가격대는 정말 싼 수준으로 외환위기 시절 PBR이 0.6정도였다”며 “당시보다 기업들의 건전성은 확실히 높은 수준에서 PBR이 비슷하게 내려온 것을 볼 때 저가매수기회는 맞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는 확실히 과거 위기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불안한 투자심리 부분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장이 상승추세에 접어들기는 힘들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