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근무한 기록이 남아있던 소방공무원에게 실제로 일한 만큼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전직 소방공무원 A 씨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초과근무수당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09년 퇴직한 외근 소방공무원으로 일반 공무원과 달리 화재·재난 등 위급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된 이른바 ‘현업대상자’다.
서울시는 초과근무 수당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도록 한 구 지방공무원수당,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지침을 근거로 A 씨에게 실제 초과근무수당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했다.
A 씨는 미지급 시간외근무시간 653시간에 해당하는 수당과 지연손해금 527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는 예산범위를 초과해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지급해야 하더라도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을 병급할 수 없어 중복지급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서울시가 A 씨에게 실제 초과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9년 10월 “지방공무원 수당은 법령에 의해 정해지고 그 법령에서 정한 시간외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의 초과근무수당이 예산에 계상된 이상 실제 초과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한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청구한 시간 중 509시간만 인정해 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A 씨가 근무하던 소방서의 근무일지에 비번일 근무에 관한 지시사항과 실제 근무내역이 기재돼 있던 점, 당번 근무시간과 비번 근무시간 등 기록이 있었던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법원 관계자는 “초과근무 기록이 모두 남아있었기 때문에 승소할 수 있었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