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5년 만의 최고 수준·미국과 유럽도 동반 상승…“증시 상승 정당화할 경제적 근거 없어”
6일(현지시간) 미국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중국증시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7% 급등한 4670.09로,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CSI300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14% 올라 글로벌 증시 주요 벤치마크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5.7% 뛴 3332.88로 마감했다.
중국발 낙관주의가 글로벌 증시로도 퍼지면서 미국과 유럽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1.78%, S&P500지수가 1.59% 각각 상승하며 장을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1% 급등했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1.58% 상승했다.
중국증시의 급격한 오름세는 관영 매체들이 여러 기사로 새로운 강세장 도래를 알린 것에서 비롯됐다며 현지 언론들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자본시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고 마켓워치는 풀이했다.
중국증권보는 이날 사설에서 “건강한 강세장 기반이 지난 30년에 걸쳐 강화됐다”며 “자산가격의 상승은 소비지출 증가를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증권보는 지난주 “강세장 특성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5년 전과 판박이인 최근 강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증시 강세장이 지속될 수 있는지 아니면 과거처럼 실망감에 휩싸인 채로 붕괴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본토증시가 이날 6% 가까이 급등한 것은 경제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거의 없다”며 “그리고 버블 붕괴를 앞두고 있었던 2015년과 일부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5년 전 중국증시 붕괴는 마진거래 증거금 요건이 느슨해진 가운데 일어난 것이어서 지금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꼬집었다. 과거에는 레버리지 사용이 늘어나 증시 상승폭을 증폭시켰지만 그만큼 매도도 가속화해 한 달 만에 상하이 상장사 시가총액의 3분의 1이 증발했다. 이번에는 증권당국이 과거의 실수를 거울로 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중국증권거래소의 마진 부채는 현재 1조1600억 위안(약 197조 원)으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많다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중국증시 상승세가 2014~15년의 버블 붕괴 시기와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다고 우려했다. CSI300지수는 불과 5거래일 만에 14% 올라 2014년 말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날 중국 주식 일일 거래액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조5000억 위안이 넘어 증권사 주가가 일제히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