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업 체감경기 더 나빠져…2009년 수준 '역주행'

입력 2020-06-28 12:00수정 2020-06-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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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2차 유행’ 공포에 수출·내수 ‘동반 하락’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3분기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 전망이 더 나빠졌다. 글로벌 수요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려 수출과 내수 전망이 동반 하락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전 분기보다 2P 하락한 55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1분기 때와 동일한 수치다.

기업경기전망지수는 100이상이면 ‘이번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이하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주요국들이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 기미를 보이며 수출길이 좀처럼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진정세를 보이던 국내에서도 n차 감염사례가 늘면서 기업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은행대출과 회사채 발행으로 버티는 기업들도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극심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전망도 모두 하락했다. 3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직전 분기보다 1P 하락한 62, 내수부문은 3P 하락한 53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매출 등락폭에 대한 예상은 평균 –17.5%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미국·유럽 등 수출시장에서 고전 중인 ‘조선·부품(41)’과 ‘자동차·부품(45)’, 중국의 저가수출이 예상되는‘철강(45)’,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기계(47)’ 부문은 50을 못미쳤다. ‘의료정밀(88)’, ‘제약(79)’ 부문은 K-방역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타업종 대비 높게 나타났으며, ‘식음료(69)’, ‘IT·가전(66)’, ‘정유·석화(66)’, ‘화장품(55)’, ‘섬유·의류(54)’, ‘출판·인쇄(61)' 부문은 50을 넘어섰다.

지역별 체감경기는 전국의 모든 지역이 기준치에 못 미친 가운데, 조선·자동차·철강 업체들이 밀집돼있는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인천 지역의 전망치가 낮게 나타났다. 관광객 급감으로 지난 분기 가장 부진했던 제주(43→77)는 여름휴가철 관광객 유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국에서 가장 양호한 지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정책과제 1순위로 ‘금융·세제 지원’을 꼽았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더 확대·강화해야 할 지원정책’을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금융·세제 지원’(52.4%), ‘내수·소비 활성화’(46.8%), ‘고용유지·안정 지원’(43.5%), ‘투자 활성화’(25.1%), ‘수출·해외마케팅 지원’(14.4%) 순으로 답했다.

아울러 제조업체 과반수는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책 준비 정도’에 대해 ‘피해최소화에 집중하느라 대응여력이 없다’(53.9%)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대응책 마련 중’(37.4%)이거나 ‘이미 마련해 추진 중’(8.7%)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해외사업장을 갖고 있는 기업 중 유턴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은 7.8%에 그쳤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코로나 장기화로 기업들은 자금압박, 고용유지, 미래수익원 부재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피해최소화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들이 하루빨리 시행되고,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입법 조치들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정책주체들의 합심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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