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를 파견받은 사용자에게 출입국관리법 위반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조 업체 대표인 A 씨는 인력파견 업체로부터 체류자격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 40명을 고용한 혐의를 받는다.
출입국관리법은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을 갖지 않은 외국인을 고용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재판에서는 직접 고용이 아닌 파견근로자로 받은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파견 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받았을 뿐이어서 직접 고용했다고 볼 수 없고 출입국관리법상 ‘고용한 사람’에 근로자를 파견받은 사용사업주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출입국관리법상 ‘고용’의 의미는 체류자격을 갖지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노무를 제공 받고 이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라며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계약 등을 체결하고 외국인을 파견받아 종사하게 했더라도 법이 금지하는 고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