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둔화 예상되나 내년부터는 20% 상회”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도 설비투자의 추가적인 둔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비IT 부문의 투자는 위축되더라도, 반도체 등 IT 부문에서 투자가 차질없이 진행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수요둔화로 회복 시기가 다소 지연되겠으나 중장기 전망은 양호할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는 둔화하고,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비IT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업황이 크게 악화했다.
자동차는 주요국 판매중단, 해외공장 가동중단 등으로, 석유정제·화학은 채산성 악화로 부진이 심화했다. 도소매와 음식숙박도 매출 감소로 극심한 어려움에 직면했고, 항공은 여행객수가 줄어들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됐다.
하지만 반도체 현물가격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3월 이후부터 하락 전환했으나, 오히려 봉쇄조치로 인해 서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비대면 확산, 디지털 가속화 등이 중장기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서버경기에 대한 선행성을 갖는 서버용 D램 설계업체(Aspeed, 대만) 실적 호조도 계속된 가운데 반도체 장비 출하액도 증가세를 지속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 따르면 북미 시장의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올해 1분기 25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5.7%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올해 둔화가 예상되나 내년부터는 20%를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한은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면 선행투자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투자조정이 이뤄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 추가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